말 그대로 미친 활약이었다.
전광인(한국전력) 얘기다. 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펄펄 날았다. 상대는 우리카드. 한국전력은 23득점을 때려 넣은 전광인의 활약을 앞세워 세트스코어 3대1(23-25, 25-20, 33-31, 25-16)로 승리, 승점 11점을 기록해 선두로 도약했다.
한국전력은 위기였다. 최근 2연패. 서재덕이 부상으로 쓰러진 탓이 컸다. 서재덕 복귀 전까지 한국전력의 부진을 점치는 목소리가 컸다. 그럴 만 했다. 선수층이 얇다. 김철수 감독은 공재학 김인혁을 대체 카드로 들었지만, 우려의 시선이 많았다.
더욱이 우리카드는 최근 상승세였다. 파다르가 건재하고 나경복까지 성장했다. 여기에 올 시즌 합류한 유광우도 팀에 녹아들며 최근 2연승 신바람을 내고 있었다.
한국전력은 이날 첫 세트를 우리카드에 내주며 고전했다. 패색이 짙던 순간, 전광인이 펄쩍 날았다. 1세트서 2득점에 그쳤던 전광인은 2세트에서 4득점을 올리며 시동을 걸었다.
백미는 3세트에서 보여준 '미친 활약'이었다. 전광인은 이날 유독 저조했던 외국인선수 펠리페 몫까지 공격을 때려 넣었다. 이단 연결 결정력도 좋았다. 어려운 공도 깔끔히 때려 넣었고 고비처 마다 득점을 올리는 클러치 능력도 선보였다. 리시브에도 적극 가담했고 그 정확도 역시 높았다.
30-30 상황에선 상대 허를 찌르는 재치 있는 득점으로 승기를 잡았고, 과감한 서브 에이스로 세트를 챙겨왔다. 전광인은 3세트에서만 서브 득점 2점을 포함, 10득점을 꽂아 넣었다.
전광인의 활약은 4세트에서도 계속됐다. 90cm를 상회하는 서전트로 우리카드 진영에 고공 폭격을 퍼부었다. 무자비한 전광인의 체공력에 우리카드 블로킹 벽은 무용지물이었다. 그의 활약에 펠리페도 덩달아 춤췄다. 4세트 막판엔 연속 서브 득점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기도 했다.
한국전력은 올 시즌 개막하기도 전에 주전 세터 강민웅을 잃었고, 서재덕까지 부상으로 이탈했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다. 전광인이 있다. 여전히 한전이 강한 이유다.
수원=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