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가 올해는 '명가 재건'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까.
매년 지난 2011~2012시즌의 6회 연속 통합우승을 꿈꾸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지난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선발에 실패하며 쉽지 않은 시즌을 보냈다. KB스타즈와 14승21패로 동률을 이뤘지만 상대 전적에서 뒤져 플레이오프에도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꽤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실 지난 해까지 신한은행은 김단비 '원맨팀'에 가까웠다. '단비은행'이라는 탐탁치 않은 닉네임까지 얻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아직 단 3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새 외국인 선수 카일라 쏜튼과 르샨다 그레이가 심상치 않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185㎝의 쏜튼은 스피드와 파워를 겸비해 눈에 띄고 그레이는 188㎝의 크지 않은 키지만 신한은행 특유의 '빠른 농구'에 적합한데다 포스트 수비까지 좋은 편이다. 신기성 감독은 높이의 열세를 스피드로 극복하는 '빠른 농구'를 주창하고 있다. 이 콘셉트에 쏜튼과 그레이가 잘 맞는다는 평이다.
신한은행은 개막전 지난 해 통합우승팀 아산 우리은행 위비와 맞서 66대59로 승리하는 이변을 낳았다. 특히 쏜튼이 24득점 12리바운드, 그레이가 17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와의 경기, 그리고 청주 KB스타즈와이 경기에서도 패하긴 했지만 쏜튼과 그레이의 활약이 빛났다. 그리고 또 한가지 눈여겨볼 점은 외국인 선수들이 활약을 하면서 김단비에 대한 의존도가 많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전에서 4득점5리바운드에 8어시스트를 기록한 김단비는 삼성생명전에서도 6득점 3리바운드 6어시스트만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 4일 KB전에서 김단비는 25점10리바운드6어시스트로 맹활약을 하며 쏜튼 그레이 김단비가 무려 59득점26리바운드10어시스트를 합작하는 성과를 거뒀다. 연장전에서 외국인 선수 2명이 5반칙으로 물러나지 않았다면 승부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예측하기 힘들다.
신기성 감독의 마음에는 아직 들지 않는다. 신 감독은 KB전 후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의 손발이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앞선 두 경기 모두 패했어도 승부를 예측하기 힘든 접전으로까지 몰고 갔다. 신 감독은 "우리 팀이 지난해와는 다르게 상대와 비슷한 전력이라는 것을 지난 두 경기를 통해 증명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과제는 있다. 신 감독은 "우리팀엔 현재 포인트가드가 없다. 포워드인 김단비와 쏜튼에게 그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때문에 신한은행이 상승세를 타기 위해서는 이 두 선수의 완벽한 호흡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 같은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김아름 양지영 유승희 등 식스맨들의 활약이 더해진다면 신한은행은 올 시즌 전혀 새로운 면모를 보일 수도 있다. 오랫동안 고대해오던 '명가 재건'의 꿈을 신한은행은 올 시즌 이룰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