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2016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선수를 공시할 예정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발표가 나지는 않았지만, 물밑에서 움직이는 구단들과 선수들의 줄다리기는 이미 시작됐다. 양현종-김광현-차우찬으로 이어지는 투수 '빅3'가 있었던 지난 겨울과는 달리, 이번 겨울에는 야수가 대세다.
메이저리그 계약이 끝난 김현수의 유턴이 유력하고, 황재균도 복귀를 선언했다. 손아섭과 민병헌 등 굵직한 야수들이 첫 FA를 맞는다. 김주찬 정근우 강민호 등 두번째 FA를 맞은 선수들의 계약과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처음 100억원 시대가 열리면서 대어급 선수들의 몸값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구단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평균 몸값 자체가 상승하면서 그동안 금기시되던 100억원이 어렵지 않게 언급되고 있다.
이번 겨울도 마찬가지다. 이름값 있는 '스타 플레이어'들은 구단들이 대형 계약을 안길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현재 각 구단 사정을 살펴보면, 대형 계약에 뛰어들 수 있는 팀이 많지 않다. 먼저 올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KIA 타이거즈는 내부 교통 정리만 해도 복잡하다. 지난해 FA였지만 1년 계약을 맺은 양현종과 다음 시즌 계약을 맺어야 하고, 내부 FA인 김주찬과도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지난해 최형우 나지완 양현종과 계약을 맺으며 '큰손'으로 시장을 주도했던 KIA지만 올해는 우승을 차지한만큼 선수단 전체 연봉도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외부 FA에 뛰어들 여력이 없다.
특히 모기업의 자금 사정이 최근 무척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어, 더이상의 투자는 어렵다. 8년만의 우승이 반갑지만 2009년을 뛰어넘는 돈 잔치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있다. 그만큼 내부 사정이 좋지 않다.
육성을 선언한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도 굳이 외부 FA 경쟁에 뛰어들 의사는 없음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NC 다이노스 등 몇몇 구단들도 올해 대형 투수 FA가 없기 때문에 보강에 주력할 이유가 없다. 두산 베어스나 롯데 자이언츠도 민병헌, 손아섭, 강민호 등 내부 선수들을 잡을 수 있느냐가 고민이다. FA 영입에는 큰 관심이 없는 넥센 히어로즈도 마찬가지다.
경제 악화 등으로 구단 주머니 사정 등을 따져봤을때, 선수들의 몸값은 미친듯이 뛰어올라가는데 막상 이들을 잡을 수 있는 구단은 1~2개인 셈이다.
벌써 뜨거운 이번 스토브리그는 어떤 결말을 맺을까. 예상보다 싱겁게 끝나지는 않을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