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3일 대전구장에서 한용덕 감독 취임식을 갖는다. 김신연 사장, 박종훈 단장, 주장 송광민 등이 참석한다. 한화는 지난 1일 일본 미야자키에 마무리캠프를 차렸다. 떠나지 않은 고참급 선수 중 자율훈련 멤버 일부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한화는 다시 한번 장기비전과 팀개조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른바 내부육성 및 리빌딩이다. 한화는 올해까지 10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해가 흐르면 흐를수록 성적을 내야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릴 법도 하지만 조급증을 잠시 버려두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인식 감독 시절부터 김응용, 한대화, 김성근 감독을 거치면서 외부FA 영입 등 대대적인 투자를 했지만 결실을 맺지 못했다. 결국 처음으로 돌아와 초석부터 다진다.
문제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한화에는 이른바 '될성부른 떡잎'이 손에 꼽을 정도다. 부족한 유망주로 인해 한용덕 감독은 바닥부터 리빌딩을 다져가야할 상황이다.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이 기간 가을야구에 대한 팬들의 목마름을 어떻게 충족시키느냐가 관건이다.
한화 관계자는 "리빌딩 기간을 얼마만큼 줄이느냐가 중요하다. 효율적인 리빌딩과 함께 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빌딩에 주안점을 두지만 프로야구단의 존재 이유인 '승리'를 포기한다는 뜻은 아니라는 뜻이다.
한화가 처한 상황은 쉽지 않다.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20대 초중반 주전급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야수는 유격수 하주석(23)이 유일하다. 투수는 사이드암 김재영(24) 정도다. 좌완 김범수(22)이충호(23) 서 균(25)은 올시즌 잠시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지만 성적이 한참 부족하다.
오는 16일 도쿄돔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국가대표에 선발된 하주석은 풀타임 두번째 해에 타율 2할8푼5리, 11홈런 52타점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확실히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김재영은 5승7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했다. 주무기인 포크볼 외에 체인지업같은 떨어지는 변화구를 하나 더 장착하면 몰라보게 성장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성적은 기대 이하다. 이충호는 1승1패에 13.50, 서 균은 14경기에서 4.40, 김범수는 15경기에서 4패, 8.71에 그쳤다.
한화 관계자는 "즉시전력감 유망주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서산(2군)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경험치를 더한다면 반짝 스타도 나올 수 있다. 재활을 끝내고 마무리 캠프에 합류해 있는 강속구 투수인 김진영(25)과 김혁민(30) 등에게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 구단은 스카우트 역량 강화에도 집중한다. 좋은 재목을 발굴하는 스카우트 업무의 중요성을 감안해 레전드 출신인 이정훈 코치를 스카우트 팀장으로 발령낸 바 있다.
하지만 리빌딩은 원래 시간을 요하는 작업이고 한화의 경우 완성까지는 꽤 긴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