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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경험'에 대표팀, KBO 영건들 성장 가속도 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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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를 대표하는 유망주들이 이제 태극 마크로 경험을 쌓는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 선수들이 4일 소집을 시작으로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24세 이하(1993년 1월1일 이후 출생) 또는 프로 입단 3년차 이하의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는 대회다. 일본, 대만과 경기를 치르는 짧은 대회지만, 주로 유망주들이 나선다. 특히, 대표팀 명단을 살펴보면, 포스트시즌을 치렀던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큰 경기 경험을 쌓은 이들은 국제 무대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한 구단은 NC 다이노스다. NC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를 차례로 통과하고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다. 1승3패로 무릎을 꿇었지만,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가장 돋보였다. 투수 장현식, 구창모, 이민호, 그리고 야수 박민우, 김성욱이 그 주인공. 박민우는 이미 국가대표급 2루수로 성장했다. 장현식은 우완 정통파에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기복이 있었으나, 분명 2016년 포스트시즌과는 또 달랐다. 좌완 구창모는 단기전에서 불펜으로 나와 150㎞에 육박하는 힘 있는 공을 던졌다. 정규 시즌에서 꾸준히 선발로 나왔을 만큼, 구단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1군 멤버로 자리 잡은 외야수 김성욱도 첫 성인 태극 마크를 단다.

우승팀 KIA 타이거즈와 준우승팀 두산도 명단을 보면 미래가 밝다. 대표팀 유일의 언더핸드 투수 임기영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무4사구 무실점 깜짝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초 보여줬던 낙차 큰 체인지업이 그대로 나왔다. 컨디션이 최상이다. 스스로도 경기를 마친 뒤 "한국시리즈가 끝나도 대표팀이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해야 한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팀은 물론이고, 국가대표에서도 꾸준히 모습을 보일 만한 투수다. 김윤동도 한국시리즈 2경기 무실점으로 제 몫을 해냈다. 미래 마무리 투수 자질이 충분함을 보여줬다. 포수 한승택은 2차전에서 양현종의 완봉승을 도왔다. 내야수 최원준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타격에서 만큼은 인정받고 있다.

두산은 좌완 함덕주가 가장 기대를 모은다. 포스트시즌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선발 경험에 포스트시즌, 그리고 이번에는 국가대표다. 급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여러 차례 맞이하고 있다. 그 외 투수 김명신, 내야수 류지혁, 포수 장승현이 이름을 올렸다. 롯데 자이언츠는 선발과 불펜 주축인 박세웅, 박진형이 나란히 태극마크를 단다. 박세웅은 정규 시즌을 통해 리그 정상급 에이스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포스트시즌이 아쉬웠지만, 좋은 경험이 됐다. 박진형은 준플레이오프 4경기 무실점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증명했다. 시즌이 끝나고 큰 경기를 치를 수 있는 기회를 또 잡았다. 외야수 나경민도 뜻 깊은 경험을 하게 됐다.

당장의 성적이 중요한 건 아니다. 그래도 국가대표의 자존심이 걸려있다. 또한, 이번 대회는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이 될 수 있다. 올해의 귀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다음 시즌 더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올림픽 대표 승선도 가능하다. 단순히 군 문제를 떠나 리그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느냐가 달려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