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정부의 담뱃갑 민무늬 포장 정책으로 인해 지적 재산권 침해가 우려된다."
글로벌 담배기업 JTI 아태지역 마이클 데이그넌 수석 부사장은 지난 10월 31일 여의도 콘래드에서 개최된 '2017 한-EU 지적재산권(IPR) 컨퍼런스'에서 연사로 참석해 이처럼 밝혔다.
데이그넌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에서 '브랜드의 미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규제의 트렌드'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지난 40년간 높은 세율, 경고 그림, 광고 및 판촉 제한 또는 금지 등의 규제들이 전 세계적으로 담배산업에 어떻게 도입되었는지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이러한 규제들이 담배에 이어 주류, 음료, 식품산업 등 다른 소비재 상품으로 도미노 효과처럼 퍼져나가는 '규제 확산 현상'을 불러왔으며, 세계보건기구(WHO)와 점점 더 많은 보건 단체들이 비감염성 질환의 결정 요인으로 여겨지는 소비재에 담배산업 규제를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을 알렸다.
특히, 이같은 규제 확산이 결국에는 상품의 트레이드마크, 로고, 브랜드 고유의 색 등을 완전히 제거하는 '민무늬 포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브랜드 가치 침해 등 지적 재산권의 심각한 침해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실제로 2012년 12월 담뱃갑 민무늬 포장이 도입된 호주의 경우를 실패 사례로 꼽으며, 담뱃갑 민무늬 포장이 국민건강증진에 기여했다는 실질적 증거를 찾을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불법 담배 소비량이 증가하는 등 시장에서의 많은 문제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데이그넌 부사장은 "민무늬 포장이 도입될 경우 시장에서 브랜딩이 사라지고, 이는 결국 모든 지적재산 소유자에게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한 산업이 지적 재산권을 박탈당하면 모든 상표권자들이 무너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며, 브랜드에 대한 권리가 더 이상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에 대해 관련 업계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ECCK, 유럽특허청, 유럽연합지식재산권청의 공동 주최로, 한국 특허법원과 프랑스 특허청, 대통령소속 국가지식재산권위원회가 협력 기관으로 참가했으며, 호프만 아이틀과 미리어드 아이피의 후원으로 진행 되었다. 이번 행사에서는 위조상품 근절, 상표, 산업디자인, 특허 등 지식재산권 분야 최고 권위자들의 강연도 함께 진행됐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