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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 류중일 감독의 첫 시작, 테마는 수비와 리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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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과연 어떤 팀으로 거듭날까.

LG 선수단이 마무리 훈련을 위해 31일 일본 고치로 출국했다. 주전급 선수들은 대거 제외됐지만 젊은 유망주들, 그리고 자신의 입지가 확실치 않은 중고참급 선수들이 섞여 훈련지로 떠났다. 이번 LG의 마무리 훈련에 관심이 모아지는 건 류중일 신임 감독이 LG 선수들을 직접 볼 수 있는 첫 자리이기 때문이다.

▶수비, 또 수비

LG의 이번 마무리 훈련 주 테마는 수비다. 류 감독은 수비 파트 지도의 달인으로 정평이 나있다. 삼성 라이온즈 감독 시절, 수비 시프트 등을 연구해 정리한 책이 있다고 자랑할 정도로 자부심이 있었고, 그 강력한 수비는 삼성 왕조의 기반이 됐다.

그런데 최고 수준의 수비 실력을 선보이던 삼성 선수들을 보다가 LG 선수들의 수비를 보고 류 감독이 만족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LG 감독 부임 후 경기도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진행된 팀 훈련을 지켜봐온 류 감독은 "박해민이 수비하는 것만 봐왔는데 내 성에 차겠나"라는 농담으로 LG의 현실을 꼬집었다. 날아오는 공을 잡는 건 다 비슷해 보이지만, 첫 스텝을 밟는 차이부터 포구하는 자세까지 깊숙하게 들여다보면 수비 능력 차이가 분명히 있다는 뜻이다.

내야도 마찬가지다. LG 내야수 중 베테랑 손주인과 경험 많은 오지환 정도를 제외하면 젊은 유망주 중 수비에서 확실히 뛰어나다고 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대표적으로 올해 많은 기회를 받았던 강승호는 공격에서 제 역할을 해줬지만, 수비에서는 불안감을 자주 노출했다.

LG는 올 정규시즌 막판 허약한 공격력으로 질책을 받았다. 하지만 류 감독은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 기본부터 강조하고 있다.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이라면 그게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이번 마무리 캠프에서는 선수들이 '악' 소리를 낼 정도로 수비 훈련이 이어질 수 있다. 류 감독은 "팀 수비 향상은 내가 가장 자신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리빌딩의 연속성

LG는 양상문 감독이 지난 2년간 리빌딩 위주의 팀 운영을 했다. 양 전 감독이 단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그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게 LG의 생각이다. 류 감독도 부임 당시 "팀의 리빌딩 작업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빌딩이라는 게 젊은 선수들만 주야장천 출전시킨다고 완성되는 게 아니다. 아무리 자질이 뛰어나도, 1군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능력이 안되는데 계속 시합에 나가면 팀에 마이너스가 될 뿐이다.

그래서 류 감독은 이번 마무리 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진짜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대표적인 예가 김용의다. 김용의는 지난해 LG 가을야구의 주역이었고, 올시즌 톱타자로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잊혀진 선수가 됐다. 류 감독은 치고 달리는 데 능한 김용의가 갑자기 사라진 것을 의아해하며 직접 그의 모습을 확인하고 싶어했다. 그렇게 김용의는 마무리 훈련 명단에 포함됐다. 올시즌 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빅뱅' 이병규 역시 좌타 대타감으로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류 감독이 명단에 넣었다.

물론, 젊은 선수들의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이번에 주목을 받는 선수들이 군 전역 후 팀에 합류한 윤대영, 박지규다. 윤대영은 LG의 숙원인 우타 거포로서의 자질을 시험받는다. 군 입대 전에도 1군 경기에 뛰었던 2루수 박지규 역시 손주인, 강승호 등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해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