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경기를 통해 제 축구에 대한 어느 정도 확신은 생겼습니다."
'김대의호'가 연착륙에 성공했다. 김대의 감독은 14일 조덕제 전 감독이 자진사퇴하며 공석이 된 수원FC 지휘봉을 잡았다. 김 감독은 부임 후 팀을 빠르게 추스리는데 성공했다. 수원FC는 김 감독이 벤치에 앉은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특히 29일 홈에서 열린 안양과의 최종전에서 4대0 완승을 거두며 '막공 부활'을 알렸다.
김 감독이 강조한 빠른 축구가 눈에 띄었다. 현역 시절 K리그 최고의 측면 공격수로 이름을 날린 김 감독은 부임하며 '스피드 축구'를 천명했다. 보다 빠르게 측면으로 볼을 보내고, 측면을 활용한 공격을 극대화하는 것이 골자다. 사실 수원FC는 원래 측면이 강한 팀이다. 하지만 올 시즌 좌우 풀백에 부상자가 속출하며 본래의 색깔을 잃었다. 중앙에서 볼을 소유하는 시간은 늘었지만, 파괴력은 오히려 떨어졌다.
김 감독은 이 부분에 손을 댔다. 김 감독은 "특별히 전술적으로 바꾸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대신 훈련 시간에 '집중력'을 강조했다. 측면 쪽까지 빠르게 가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안양전에서 효과가 바로 나왔다. 네 골이 모두 측면에서 만들어졌다. 좋았을때 수원FC처럼 빠르고, 맹렬한 축구가 펼쳐졌다. 김 감독도 확 달라진 스피드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물론 100% 만족한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두 경기를 치르면서 나에 대한, 내 축구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이를 토대로 팀을 더 활기차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가 바꿀 수원FC는 '더 빠른 축구'다. 이를 위해 김 감독은 템포를 강조했다. 그는 "수비에서부터 빌드업이 돼야 한다. 지난 두 경기에서는 이 부분이 잘 안됐다. 공을 소유하는 개념이 아니다. 템포를 더 올려야 한다. 빠르게 볼을 앞으로 전해줘야 한다. 위에서 부터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2주간의 휴식을 치른 뒤 '뉴 김대의호'는 진짜 출항을 시작한다. 김 감독은 자신의 축구를 완성하기 위해 새롭게 선수단을 꾸릴 생각이다. 아직 그 변화의 폭이 얼마나 될지 모른다. 확실한 것은 김대의식 축구를 할 수 있는 선수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성공적인 스타트를 끊은 김 감독은 성공적인 마무리를 꿈꾼다. 그 완성은 다음 시즌 승격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