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고두심(66)이 모자(母子) 호흡을 맞춘 김성균(37)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휴먼 영화 '채비'(조영준 감독, 26컴퍼니 제작)에서 말기 암 선고를 받고 아들 인규(김성균)와 이별을 준비하는 채비를 하게 되는 엄마 애순을 연기한 고두심. 그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일곱 살 같은 서른 살 아들 인규를 30년간 돌보면서 프로 잔소리꾼이 된 엄마 애순이 홀로 남겨질 아들을 위해 특별한 체크리스트를 작성, 아들의 자립을 돕는 뭉클한 감동 스토리를 전한 '채비'는 조영준 감독이 4년 전 우연히 보게 된 80대 노모와 50대 지적 장애인 아들의 삶을 다룬 TV 다큐멘터리를 보고 기획된 작품.
누구나 겪는 이별의 이야기를 조금 특별한 모자의 시선으로 그려낸 '채비'는 '국민 엄마' 고두심을 필두로 김성균, 유선, 박철민, 신세경, 김희정 등이 가세해 '명품 연기의 끝'을 완성했다. 특히 세대를 뛰어넘는 호흡과 호소력 짙은 열연을 펼친 고두심은 이 시대의 어머니상을 완벽하게 표현해 또 한 번 감탄을 자아낸다. 무엇보다 2010년 개봉한 영화 '그랑프리'(양윤호 감독) 이후 '채비'를 통해 7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해 눈길을 끈다.
고두심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보면서 '어떻게 젊은 대학생 역할을 이렇게 잘하지?' 했는데 이후 '응답하라 1988'에서 아버지 역할을 해도 너무 잘하더라. '대체 이 배우 어떤 내공이 있지?' 싶었다. 지금 얼굴을 보면 아기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채비'는 전작에서 호흡을 맞춘 유선이 제안을 했는데 그때 유선이 아들 역으로 김성균이 틀림 없다고 자신하더라. 나도 김성균을 아들로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읽으니 그림이 그려지더라. 나와의 모습이 눈에 그려졌다. '이건 무조건 해야겠다!' 싶었다. 너무 좋은 기회가 빨리 왔다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어머니 역을 많이 해서 '채비'에서 조금 더 노력하면 됐지만 진짜 어려웠던 역할은 김성균이었다. 정말 대단하다. 김성균의 전작에서 무서운 역을 봤다면 전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무서운 영화를 못보지만 악독한 역을 한 김성균을 봤는데 그것도 잘하더라. 대체 속에 뭘 가지고 있는 거야?"라고 감탄에 감탄을 더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채비'는 가족을 떠날 채비를 하는 엄마와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고두심, 김성균, 유선, 박철민, 신세경, 김희정 등이 가세했고 조영준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1월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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