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주환원 방향을 전환한다. 그동안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해 가치를 높이는 쪽에 무게를 뒀다면 앞으로는 배당확대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2018∼2020년 3년간 약 29조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주주환원 정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배당 확대, 잉여현금흐름(FCF) 계산 때 기업인수·합병(M&A) 금액 미차감, FCF의 50% 환원 방침 유지에 나서며 기간을 종전의 1년에서 3년 단위로 변경해 적용한다. 주주들이 회사의 환원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란 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M&A 같은 변수로 인해 주주환원 규모가 크게 달라지지 않고 한 번 정해진 주주환원 정책은 3년씩 지속되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올해부터 배당을 대폭 확대한다. 올해 배당 규모를 지난해의 4조원보다 20% 늘어난 4조8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4조8000억원에서 100% 확대해 9조6000억원으로 늘리고 2019년과 2020년에는 2018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3조1000억원, 2016년 4조원을 배당에 집행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또 대규모 M&A로 인한 주주환원 재원 감소 방지와 주주환원 규모에 대한 예측 가능성 제고 등을 위해 잉여현금흐름을 계산할 때 M&A 금액을 차감하지 않는다.
잉여현금흐름은 영업현금흐름에서 투자에 쓴 현금흐름을 뺀 것을 뜻한다. 그동안 M&A에 쓴 돈도 포함시켜 회계 처리를 했지만 앞으로는 M&A 금액은 투자액으로 계산하지 않음으로써 주주환원 재원이 되는 FCF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삼성전자는 일반적 설비투자에 집행된 금액은 FCF를 계산할 때 차감된다.
삼성전자 측은 "FCF의 50%를 환원하는 기준은 기존 정책과 동일하지만, FCF 산출 방식이 변경되면 종전보다 주주환원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정적 배당정책이 유지된다면 이에 상응하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총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3년간 FCF의 최소 5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쓰기로 하면서 이렇게 배당을 집행한 뒤에도 잔여 재원이 남으면 추가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환원할 방침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 매출·영업이익·순이익에서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다. 지난 7~9월 연결 기준 확정 실적으로 매출 62조500억원, 영업이익 14조5300억원을 기록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