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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우승에 머문 두산, '화수분'야구로 내년에도 '코시'행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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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6대7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준우승에 머물게 됐다.

한국시리즈 3연패를 원했던 두산이 목표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봤다. 하지만 다른 면으로는 내년 시즌 전망을 밝게 해주는 시즌이기도 했다. '숨은 진주'들이 대거 두각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마운드에서는 함덕주와 김강률이 가장 큰 성과다. 함덕주는 시즌 후반부터 5선발로 맹활약을 펼쳤고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철옹성' 불펜으로 불렸다.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 등이 기복 있는 피칭을 할 때 함덕주는 장원준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을 탄탄히 지켜 '판타스틱4'에 빈자리를 메우며 내년 시즌 5선발 이상의 자리도 넘볼 수 있게 됐다.

김강률도 하체를 활용하는 투구 동작을 인지하면서 전혀 다른 투수가 돼다. 제구가 잡히면서 타팀 타자들의 두려워할만한 마무리 투수로 내년에도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김명신 이영하 박치국 등도 내년 시즌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놨다.

타선에서는 류지혁 박세혁 조수행 서예일 등이 기대를 모은다. 만년 유망주였던 최주환도 올해 오재원의 부진을 틈타 주전 선수로 떠올랐다. 다른 선수들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류지혁은 김재호가 왼쪽 어깨 부상을 당했을 때나 그에 앞서 허리 통증으로 경기에 불참했을 때 김재호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워냈다. 박세혁 역시 양의지가 시즌 중 손가락 부상을 당했을 때, 포스트시즌에서 허리 통증을 호소했을 때 그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포수 포지션을 잘 소화해냈다.

조수행 서예일은 주로 대타로 나서 팀에 보탬이 되는 상황을 자주 연출했다. 조수행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9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기습 번트를 시도해 3루수 실책으로 1루에 나가며 1사 2,3루를 만들었다. 이는 9회를 틀어막기 위해 등판한 양현종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장면이다. 서예일은 류지혁마저 부상을 당했을 때 빈자리를 훌륭히 메워주는 역할을 해 미래를 기대케 한다.

'화수분 야구'라고 하지만 이렇게 많은 유망주들이 내년부터 한꺼번에 활약을 해준다면 두산이라는 팀은 리빌딩 뿐만 아니라 또다시 가장 강력한 팀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성장해가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며 김태형 감독도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지 않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