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개발사 미호요(miHoYo)에서 개발하고 중국 게임사 심동네트워크 자회사 X.D. 글로벌 리미티드(X.D. Global Limited, 이하 X.D. 글로벌)가 퍼블리싱을 담당한 모바일 액션 RPG '붕괴 3rd'가 국내 게임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10월 17일 국내 정식 출시된 '붕괴 3rd'는 캐릭터(발키리) 최대 3명으로 한 팀을 구성해 자동 사냥 없이 직접 조작하는 손맛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3D 카툰 렌더링과 깔끔한 그래픽으로 인기를 얻었고, 출시 직후 양대 마켓 인기 1위를 한 데 이어 출시 일주일 만에 양대 마켓 최고 매출 3위를 기록했다.
출시 한 달도 채 안 돼 양대 마켓 매출 3위를 차지하며 흥행 중인 '붕괴 3rd'지만, 지난 10월 27일 이중과세 논란이 발생하면서 흥행에 제동이 걸렸다.
X.D. 글로벌은 10월 27일 '붕괴 3rd'에서 핼러윈 기념 스킨 '황혼의 마녀'가 담긴 패키지 판매를 시작했다. '황혼의 마녀' 스킨은 '붕괴 3rd'에 등장하는 캐릭터 중 '설원 저격수(브로냐 자이칙)'가 착용할 수 있는 스킨으로, 캐릭터 외형 및 스킬 이펙트가 변화되고 국내 출시 후 처음 판매되는 스킨이라 유저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황혼의 마녀' 패키지 판매 시작 후 공식 카페를 비롯한 게임 커뮤니티 유저 사이에서는 한국 서버 스킨 패키지 가격이 일본, 중국과 비교해 차이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 서버에서 '수정 미포함'이라는 문구가 있는 '황혼의 마녀' 패키지는 44,000원으로 실제 구입 시에는 가격에서 부가세 10%가 부과돼 48,400원이다.
이에 반해 일본 서버에서 '황혼의 마녀' 패키지는 5,000엔으로 10월 27일 기준 한화 약 49,486 원이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일본 서버에서는 스킨과 함께 수정 3,000개가 포함돼 있다. 한국 서버에서 수정 3,300개가 게임 내 가격 55,000원, 실제 가격 60,500 원으로 판매되고 있는 만큼, 일본 서버 '황혼의 마녀' 패키지에는 수정 55,000원 어치가 포함된 셈이다.
중국 서버에서 '황혼의 마녀' 패키지는 228 위안으로 10월 27일 기준 한화 약 38,744 원이다. 중국은 부가세가 17%이므로 부가세를 포함하면 266.76위안이며 10월 27일 기준 한화 약 45,330원이다. 따라서 한국 서버에 책정된 가격은 중국 서버에서 부가세 17%를 포함한 가격에 추가로 부가세 10%를 더 내는 가격과 비슷하다.
이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X.D. 글로벌은 10월 27일 공지사항을 통해 "일본 서버 시스템은 타국가와 달리 10회 보급(뽑기)시 높은 확률로 A급 장비 및 발키리(캐릭터)를 획득할 수 없게 돼 있다"며 일본 서버 '황혼의 마녀' 패키지에 수정 3,000개가 포함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X.D. 글로벌은 공지사항에서 "현재 한국 서버 가격은 중국 서버를 기준으로 제공되고 있는 가격이다"라며 "중국 서버에서 '황혼의 마녀' 패키지는 한화 약 39,000원이므로 이 때문에 발생하는 가격차 5,000원을 메우기 위해 수정 330개(한화 4,400원, 부가세 포함 시 4,840원)를 제공하겠으며 기존 '수정 미포함'은 표기 오류다"라고 발표했다.
X.D. 글로벌이 '붕괴 3rd' 공식 카페를 통해 공지사항을 발표한 이후에도 논란은 이어졌다. 이에 X.D. 글로벌은 10월 28일 공지사항을 통해 "원래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던 수정 330개를 1,000개로 바꾸고 적합한 보상을 위해 모든 유저에게 수정 200개를 제공하겠다"라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붕괴 3rd' 유저들은 X.D. 글로벌이 보여준 이 같은 대응에 부가세 이중 부과에 대한 명확한 답변이 없다는 점을 들어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 표시 가격과 실제 결제 가격이 다른 '붕괴 3rd' 한국 서버
'붕괴 3rd' 공식 카페 공지사항에 10월 28일 '결제 금액 및 부가세 관련 설명'이라는 제목으로 게시된 글에서 X.D. 글로벌은 "중국 서버의 가격에 비해 비싸다고 말씀주신 10%에 해당하는 차액은 스토어(구글 플레이 스토어, 애플 앱스토어)가 소비자로부터 받는 수수료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표시된 정가는 이를 포함하지 않은 금액이다"라며 다른 국가에 비해 10% 높은 가격이 스토어가 소비자로부터 받는 수수료라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 페이먼트 코리아 서비스 약관을 살펴보면 이와 다르다. 국내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는 국내 이동통신사 과금,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와 구글 플레이 기프트 카드 등으로 결제가 진행되는데, 이 경우 구글 페이먼트 코리아 서비스 약관이 적용된다.
약관 중 '제10조 서비스 수수료' 항목을 보면 "당사(구글 페이먼트 코리아)는 본 서비스를 사용하는 구매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라며 "귀하의 지급결제수단을 발행한 금융기관 또는 귀하의 지급결제수단을 제공하는 이동통신사나 지급결제 서비스 제공사업자는 지급결제에 따른 지급결제수단의 지급 또는 청구와 관련하여 수수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붕괴 3rd' 중국 서버에서 수정은 수량 별로 300개, 1,280개, 3,280개, 6,480개가 각각 30위안, 128위안, 328위안, 648위안이며 중국 부가세인 17%가 포함된 가격으로 10월 27일 기준 각각 한화 약 5,097원, 21,751원, 55,737원, 110,114원이다.
한국 서버에서 수정은 330개, 660개, 1,320개, 6,600개가 수량 별로 각각 5,500원, 22,000원, 55,000원, 110,000원이다. 이 가격은 중국 서버 가격과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격에 10%가 더해져 각각 6,050원, 24,200원, 60,500원, 121,000원이 결제된다.
이에 따라 '붕괴 3rd' 공식 카페 공지사항 '결제 금액 및 부가세 관련 설명'에서 X.D. 글로벌이 언급한 '수수료'는 스토어가 유저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아닌 이동통신사 과금, 신용카드, 직불카드 등 지급결제수단을 제공하는 회사에게 지불하는 부가세 10%로 볼 수 있으며, 한국 서버에 책정된 최종 가격은 중국 서버에 부과되는 중국 부가세 17%에 한국 부가세 10%를 더한 가격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X.D. 글로벌이 국내 출시한 다른 게임 '소녀전선'에서는 게임 내 판매 중인 상품 표기 가격과 실제 결제 가격이 같다. 이 때문에 유저들은 '붕괴 3rd'에서만 게임 내 표기 가격과 실제 결제 가격이 다른 점은 의도적인 부분이라고 지적하며, 왜 한국 서버에서 가격을 이같이 표기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