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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가이드- 제2의 '한일관' 비극 막자]노약자 만성질환자는 강아지에게 물려도 즉시 병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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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 대표 김모씨가 슈퍼주니어 최시원의 반려견에게 물린 뒤 숨진 사고 이후, 사랑의 대상이던 반려동물이 하루아침에 공포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김씨가 개에 물린 뒤 녹농균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자 최시원측이 반려견 녹농균 미검출 소견서를 당국에 제출하는 등 사인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이와 상관없이 길거리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반려견을 마주친 사람들은 질색하며 뒷걸음질 치는 게 요즘 상황이다.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에게 물리면 어떤 위험이 있는지,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떤 사람이 반려동물의 공격에 더 취약한지 살펴본다.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반려견에게 물리는 사고는 아주 흔하다. 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방방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개에 물리거나 관련 사고로 병원으로 이송된 환자는 2014년 1889건에서 지난해 2111건으로 증가했다. 병원에 이송될 만큼 심하게 개에게 물리는 사람이 하루 평균 6명에 육박하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현대의학의 혜택을 받는 사람과 달리, 동물은 세균 등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을 사람보다 훨씬 많이 가지고 있다. 실제로 한일관 대표는 최시원의 반려견에게 물리자 바로 병원에 가서 광견병과 파상풍 예방접종을 받았지만, 녹농균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녹농균이 최시원 반려견에게서 나온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누구나 동물에게 물렸을 때 의외의 감염 사고를 당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동물별 유발 질환은

사람을 물거나 할퀴어서 상해를 입힐 수 있는 반려동물은 개와 고양이가 대표적이다. 반려견의 성품은 어릴 때 견주의 교육에 따라 달라진다. 반려견이 살짝이라도 사람을 물었다면 즉시 전문가로부터 행동교정을 시켜야 한다. 어린 시절 즉각 교정을 받지 않은 반려견은 공격성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고 동물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개나 고양이의 공격으로 감염되는 질환은 '광견병', '파상풍', '카프노사이토파가', '파스튤렐라' 등이 대표적이다.

▶광견병: 개뿐만 아니라 고양이, 너구리 등 다양한 동물에게 물리면 걸릴 수 있다. 신경마비가 주요 증상이며, 발열과 구역질, 물을 마실 때 목의 통증과 물을 무서워하는 공수병 증상 등이 나타난다. 잠복기가 4~8주 정도로 길기 때문에 초기 진단이 어렵다. 확실한 진단법은 사람을 문 동물을 붙잡아서 보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자신을 문 동물을 잡아서 관찰하기 어렵다면 즉시 병원에 가서 광견병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파상풍: 개나 고양이에게 물리고 3일~3주 후 발병한다. 두통, 불안증, 근육 경직 또는 저하 등이 특징적 증상이다.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지만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일단 발병하면 괴사된 조직을 제거하면서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 유일한 대처법이다. 개나 고양이에게 물리면 즉시 병원에 가서 항독소와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공격성향이 있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10년마다 한 번씩 파상풍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카프노사이토파가, 파스튤렐라: 개와 고양이의 입에 상재하는 세균이다. 개나 고양이가 물면 상처를 통해 다양한 세균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급성 세균 감염증을 '봉와직염'이라고 하는데, 카프노사이토파가 또는 파스튤렐라가 유발하는 봉와직염은 일반적인 봉와직염과 달리 조직을 빠르게 괴사시켜서 생명을 위협한다. 극단적인 경우 24시간에서 72시간 이내로 생명을 잃는다. 개나 고양이에게 물린 상처에 염증이 퍼지면 즉시 병원에 가서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동물에게 물린 경우

한일관 대표 사망사고 이후 대중의 관심사 중 하나는 '반려견의 크기와 감염 위험의 상관관계'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물린 상처의 감염 위험은 개의 크기나 공격성과는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큰 개의 경우 출혈을 일으킬 가능성은 높지만, 감염으로 인한 질환 발생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출혈이 없더라도 물린 부위의 근육을 통해 균이 전염될 수 있다.

따라서, 작은 동물에게 물려도 상처가 크고 깊거나, 물린 곳이 붓거나, 뜨거워지는 등의 증상이 생기면 반드시 병원에 가서 진료 받아야 한다.

이혜원 건국대학교 3R동물복지연구소 부소장은 "동물에게 물린 직후에는 감염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많으므로, 병원에 가도 당일 응급실에서는 정확한 진료를 받기 불가능할 수가 있다"며 "2~3일 정도 지나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흔하므로 당장 이상이 없다고 해도 며칠 동안 경과를 유심히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발생하는 증상을 관찰하고 검사를 통해 감염균 종류를 확인해야 그에 맞는 정확한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가 더 위험한가?

패혈증은 세균을 비롯한 다양한 미생물에 감염돼 전신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패혈증에 걸리면 38도 이상의 고열이나 36도 이하의 저온증상, 혈압저하 같은 쇼크가 생긴다.

임채만 대한중환자의학회 회장의 최근 발표내용에 따르면, 패혈증은 1시간 안에 치료하면 생존율이 80%가 넘지만 6시간이 지나면 30%로 떨어지는 만큼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 상처를 입었을 때 패혈증 발생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고령자와 수술 받은 환자, 각종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 어린이 등이 면역력이 낮은 위험군에 속한다.

이재갑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동물에게 물린 상처를 통해 균에 감염되면 상처 주변이 썩기 때문에 문제가 생긴 부위를 빨리 제거해야 한다"며 "세균이 뼈까지 침범해 골수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노약자나 질병 치료 중인 사람이 동물에게 물리면 즉시 응급실에 가서 검사받고 필요한 치료를 시작해야 건강과 생명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서유빈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패혈증의 예후는 환자의 기존 건강상태나 면역력에 영향을 받는다"며 "당뇨병이나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거나, 암 투병 중인 사람은 보통 사람들보다 패혈증의 예후가 더 나쁘다"고 밝혔다.



<반려동물로 인한 감염병 예방 및 대처방법>

1. 배설물을 처리한 후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다.

2. 배설물 처리 장소(애완동물 화장실)에서 어린이가 놀지 못하도록 한다.

3. 애완동물을 키우는 용품을 손으로 다루고 난 후에도 반드시 손을 씻는다.

4. 애완동물을 다루거나 함께 있는 동안 음식물을 먹지 않도록 한다.

5. 가족의 음식을 준비하는 공간에서 애완동물을 다루지 않아야 하며, 그들에게 음식이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6. 애완용 개와 고양이에게 광견병 백신을 접종한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동물에게 물렸을 경우 바로 비누를 이용해 상처를 씻고 병원을 방문해 치료 받는다.

7. 애완동물과 뽀뽀를 하거나 당신의 입이 애완동물에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8. 애완동물 먹이로 세균오염 가능성이 큰 날고기나 날계란을 줘서는 안되며, 깨끗한 물을 제공한다.

9. 애완동물과 야외활동을 할 경우 가능한 깨끗한 환경에서 놀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애완동물의 변이 있는 곳에 가지 않는다.

10. 어미 개의 태반감염에 의한 강아지의 태아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구충검사와 치료를 한다.

<자료: 한림대의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