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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악, 실책 하나가 만든 최악의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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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서는 실책 하나가 크게 다가온다. 홈런이 경기를 지배하지만 수비 실책 하나가 분위기를 만든다.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선 4회초에 나온 수비 실책이 경기 흐름을 바꿔버렸다.

KIA 선발 헥터 노에시는 3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으나 4회초 갑자기 흔들렸다. 볼만 8개 던지며 4번 김재환과 5번 오재일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헥터는 1사 1,2루서 6번 양의지를 병살로 유도했다. 양의지가 친 공이 데굴데굴 굴려 2루쪽으로 흘렀다. 1루 주자 오재일과 타자 양의지의 주력을 생각할 때 정상적으로만 플레이가 이뤄지면 병살타가 되는 코스.

하지만 2루수 안치홍이 바운드를 맞추지 못하며 공을 떨어뜨렸다. 1루에 던지기도 늦어 무사 만루가 됐다. 그리고 헥터는 4회를 마치기까지 23개의 공을 더 던지며 1점을 내줬다.

23개의 공이면 2이닝도 던질 수 있는 투구수다. 3회까지 투구수 37개를 기록한 헥터는 4회에만 33개의 공을 던져 투구수가 71개가 됐다. 다행히 실점은 1점에 그쳤으나, 예상치 못한 실책으로 갑자기 많은 공을 던진 헥터가 5회초 흔들렸다. 김재환과 오재일에게 연속타자 홈런을 맞으며 4실점을 했다. 그리고 105개의 공을 던지고 6회까지 던지고 물러났다.

분명 KIA가 바라던 모습이 아니었다. 헥터가 7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불펜 사용을 최소화하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었다. KIA 불펜에선 임창용과 김세현 정도만 믿을 수 있는 필승조다. 다행히 심동섭(7회)-임창용(8회)-김세현(9회)으로 이어진 불펜진이 두산에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아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

두산도 실책이 나왔으나 잘 막아냈다. 7회초 1사 후 이명기의 3루쪽 빠른 타구를 허경민이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이후 함덕주가 2번 김주찬과 3번 버나디나를 범타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넘겨 실책 여파를 최소화시켰다.

KIA는 30명의 엔트리 중에서 9명만 한국시리즈를 경험했다. 그만큼 큰 경기 경험이 있는 선수가 적다. 긴장도가 높다. 상대는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경험많은 두산. 많은 이들이 경험많은 두산이 우위를 예상할 정도로 KIA의 적은 경험은 약점으로 지적됐다. 1차전에서 승리를 한다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아쉬운 실책으로 경기의 흐름을 내주면서 1패를 안고 시작하게 됐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