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유일한 약점으로 지적되던 불펜진이 의외의 강인한 모습으로 한국시리즈 전망을 밝게했다.
KIA는 1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3대5로 패했다. 믿었던 에이스 헥터 노에시가 김재환과 오재일에게 홈런을 맞는 등 6이닝 동안 6안타(2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하며 두산에 승기를 내준 게 아쉬웠다.
그래도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 바로 불펜이었다. KIA는 올시즌 내내 불안한 불펜으로 힘들게 시즌을 치렀다. 임창용과 김윤동이 기복있는 피칭으로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했다. 후반기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였던 윤석민의 재활이 더디면서 구원군도 오지 않았다. 결국 KIA는 넥센에서 지난해 세이브왕을 했던 김세현을 데려오는 승부수를 던졌다. 김세현도 올시즌은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시즌 끝까지 불펜에 대한 걱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도 KIA보다 두산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에겐 KIA 선수들의 적은 경험과 함께 불펜이 최대 약점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1차전에서 KIA의 불펜은 보란듯이 두산 타선을 막아냈다.
헥터가 105개를 던지고 6회까지만 지킨 마운드를 7회부터 불펜진이 지켜냈다.
7회초 KIA 불펜의 문을 열고 나온 이는 왼손 투수 심동섭이었다. 2번 류지혁부터 시작되는 두산 공격에 김재환과 오재일 등 왼손타자들이 많았기 때문. 심동섭은 3번 박건우에게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빠른 직구와 함께 예리하게 꺾이는 포크볼 등으로 류지혁 김재환 오재일 등 3명의 왼손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8회초는 임창용의 시간. 6번 대타 최주환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좋게 출발한 임창용은 7번 박세혁에게 몸에맞는 공으로 출루시켰지만 8번 오재원을 투수앞 땅볼로 잡아냈다. 9번 허경민에게 볼넷을 내줘 2사 1,2루의 위기를 맞긴 했지만 백전노장은 여유가 있었다. 1번 민병헌을 유격수앞 땅볼로 가볍게 제압.
9회초는 마무리 김세현이 맡았다. 2번 김재호를 삼진, 3번 조수행을 2루수앞 땅볼로 잡은 김세현은 4번 김재환도 1루수앞 땅볼로 처리하며 두산에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다.
KIA가 끝까지 희망을 끈을 놓지 않도록 불펜진이 힘을 냈다. KIA 불펜에 대한 신뢰도가 조금은 높아진 1차전이었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