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선발 투수 더스틴 니퍼트의 투구 동작이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관중들이 '어?' 하는 찰나,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이 득달같이 뛰어나와 최수원 구심에게 어필했다. 니퍼트가 '보크'를 한 게 아닌가라는 어필. 하지만 최 심판은 보크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김 감독 역시 금세 수긍하고 들어갔다.
2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 1회말에 벌어진 상황이다. 2사 3루에서 최형우를 상대하던 니퍼트는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를 던질 때 투구 동작을 취하다가 왼발을 평소와 다르게 한 차례 털었다가 들었다. 밸런스가 흐트러진 듯 했다. 이중 동작처럼 보였다. 니퍼트의 손을 떠나 포수 박세혁이 받은 공은 볼로 판정됐다.
그러자 김 감독이 보크라고 어필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보크에 해당하지 않는다. 야구 규칙 8.05 (a)에 따르면 '투수판에 중심발을 대고 있는 투수가 투구와 관련된 동작을 일으키다 투구를 중지하였을 경우'를 보크로 규정한다. 결국 니퍼트의 킥킹 동작이 다소 이상했지만, 정상적으로 투구를 완료했기 때문에 보크를 피할 수 있던 것이다.
KIA로서는 아쉬운 장면이다. 최형우가 볼넷으로 나가 2사 1, 3루가 됐지만 나지완이 삼진을 당하며 선취점 기회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만약 니퍼트가 보크 판정을 받았다면 3루 주자 김주찬이 홈을 밟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최수원 심판은 옳은 판정을 했다. 니퍼트는 보크를 하지 않았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