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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우승 도전 KIA, 숨겨진 키플레이어는 김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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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국시리즈 KIA 타이거즈의 진짜 키플레이어는 김민식?

드디어 시작이다. 정규시즌 1위 KIA와 2위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가 2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개최된다. 24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KIA 김기태 감독과 선수들은 6차전, 두산 김태형 감독과 선수들은 5차전 승부를 예상했다. 하지만 야구 전문가들은 양팀이 최소 6차전 이상, 7차전 끝장 승부를 벌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팀의 전력, 팀 분위기 등을 고려했을 때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는 의미다. 양팀 모두 강력한 타선, 안정된 선발, 상대적으로 약한 불펜 등의 팀 컬러가 매우 흡사하다. 때문에 양팀의 이번 시리즈는 아주 작은 변수들로도 승부가 갈릴 수 있을 전망이다. 실투 하나, 실책 하나가 돌이킬 수 없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래서 포수가 중요하다. 큰 경기는 투수 싸움이라고 하는데, 그 투수 싸움을 이끄는 게 바로 포수들이다. 긴장감이 넘치는 순간순간, 포수의 구종 선택과 코스 선택에 따라 양팀의 희비가 갈릴 수 있다.

KIA 입장에서는 조금 불안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게 포수 싸움이다. 두산은 양의지가 플레이오프에서 허리 통증을 호소했지만, 큰 문제가 아니라는 확진을 받았다. 1차전 출전이 매우 유력하다. 공-수에서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가 있고, 없고는 매우 큰 차이가 난다. 만약, 양의지가 없다 하더라도 박세혁이 플레이오프에서 긴장을 풀고 온 것도 플러스 요소다.

반면, KIA는 김민식이 마스크를 써야한다. 김민식의 KIA의 복덩이다. 올시즌 도중 SK 와이번스에서 트레이드 돼와 KIA 돌풍을 이끈 주역이 됐다. KIA의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던 포수 문제를 완벽히 해결해줬다. 그러나 경험이 부족하다. 풀타임 시즌은 올해가 첫 해였다. 2015년, 2016년 각각 23경기, 88경기를 뛰었다. 한국시리즈는 물론이고, 포스트시즌 경기를 뛰어본 적도 없다. 선수 생활을 하며 한국시리즈에서 닥칠 긴장감을 느껴본 적이 없을 것이다.

김민식의 공격적 리드가 중요한 이유가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KIA는 불펜이 선발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안하다. 선발이 길게 끌고 가줘야 승산이 높다. 그럴려면 투구수가 초반부터 많아지면 안된다. 큰 경기에서는 '맞으면 안된다'라는 생각에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바깥쪽 위주의 리드를 할 수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투수의 투구수만 늘어나고 상대 타자 기만 살려주게 된다. 아무래도 오래 쉰 KIA 선발들의 구위가 좋을 것이기에 강한 두산 타자들이라도 공격적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두산의 빠른 야구, 작전 야구 저지에도 김민식의 역할이 중요하다. 다행히 올시즌 도루저지율이 4할3푼으로 매우 높았기에 크게 긴장만 하지 않는다면 두산 주자들도 쉽게 뛸 수 없다. 블로킹 등 수비 능력은 기본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수비가 우선이지만 공격도 중요하다. 김민식은 정규시즌 경기들을 봤을 때 8번 타순 배치가 유력하다. 가을 무대에서는 하위 타선에서 생각지도 못한 안타가 터지면 경기 흐름이 확 바뀌는 경우가 많다. 올시즌 타율 2할2푼2리로 부족했지만, 집중력을 발휘해 1경기 안타 1개씩 친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번 한국시리즈 KIA의 키플레이어로는 4번타자 최형우, 그리고 20승 원투펀치 헥터 노에시-양현종 등이 꼽힌다. 그러나 KIA의 진짜 숨은 키플레이어는 김민식일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