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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W리뷰] 알쉬미스트, 90년대 X세대를 모티브로 한 '날 것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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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엔터스타일팀 최정윤 기자] 지난 17일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알쉬미스트(R.SHEMISTE)의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원지연 그리고 이주호가 2018 S/S 컬렉션을 공개했다.

알쉬미스트는 지난 4월 서울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이하 DDP)에서 '안티섹시스트(ANTISEXIST)'를 타이틀로 2017-18 F/W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유럽과 미국에 발생한 테러 사건들을 되짚으며 국제 사회 성 소수자(LGBT)의 인권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앰비그램(ambigram) 그래픽과 남성과 여성의 복식 규정을 허무는 것으로 드러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시즌 역시 확실한 임팩트를 전하는 젠더리스 룩으로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DDP를 벗어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알쉬미스트 단독 플래그십스토어서 진행됐다는 것 역시 남다르다. 브랜드 철학을 담은 인테리어는 사회적 통념에 따라 나누어진 구조를 허무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 각 구역은 콘셉트 별로 전체적인 무드를 달리하며 조명과 빛으로 구분된다. 특히 이번 프레젠테이션 쇼는 알쉬미스트의 아이덴티티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쇼룸 안부터 넓은 마당까지 이어지는 런웨이로 구성됐다.

젊고 쿨한 두 디자이너는 국내 유스들이 가진 시각으로 재창조한 90년대 문화를 자유분방하고 역동적인 컬렉션으로 완성했다. 쏟아지는 문화 속 오래된 것과 새것이 뒤엉키고 기술의 진보에 대한 기대와 사회적 이슈가 빗발치던 시대. 파괴적일 만큼 솔직한 X세대의 과도기적 성향에 모티브를 얻었다. 날 것의 액션은 알쉬미스트의 장기인 상식을 뛰어넘은 착장과 한국적인 색의 믹스를 통해 표현된다.

청바지 밑위를 과감하게 오려낸 스트리트의 코르셋은 아우터에 오버 스타일링해 색다르게 보여줬고, 선캡이나 매트릭스 선글라스 등 복고 액세서리로 반항적인 위트를 가미했다. 스포티한 아이템에서 주로 볼 수 있었던 스트링의 활용도 돋보인다. 드레시한 셔츠 또는 클래식한 테일러드 재킷에 믹스해 한층 젊고 활동적으로 입을 수 있도록 스펙트럼을 확장시킨 시킨 것. 특히 90년대 X세대의 오리엔탈적 타투에서 영감받은 자수 디테일은 섬세한 카리스마를 대변하는 듯 아름답기까지 하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슬로건으로 한국의 유스를 가장 알쉬미스트 다운 감각으로 풀어내는데 성공했다. 컬렉션에 사용된 모든 요소 하나하나는 현 기성세대에게 옛 아날로그 향수를, 이 시대 유스들에게는 트렌디한 복고 문화를 제시해 줄 것을 기대케 한다.

한편 알쉬미스트는 2012년 12월 론칭 이후 6개월 만에 도쿄와 뉴욕 패션위크에서 국내보다 먼저 컬렉션을 선보이며 이름을 알린 디자이너 브랜드다. 서울패션위크 GN의 최연소 참가자이자 서바이벌 프로그램 '제1회 코리아 탑 디자이너'에서 톱 10에 입상해 두타 단독 매장을 오픈한 바 있는 디자이너 원지연 그리고 디자이너 이주호가 함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이끌어나가고 있으며, 시간과 공간을 옷에 접목시킨 이론적이면서도 섬세한 아름다움을 지향한다. 영어로 연금술사(Alchemist)의 뜻을 지닌 알쉬미스트는 매 시즌 자유로우면서도 젊은 유스들의 감각을 담은 하이 스포티즘 무드의 런웨이를 펼치며 국내외 패션 관계자 및 바이어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dondante14@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