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2017 KBO리그 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에게 뜻하지 않은 일격을 당했다.
포스트시즌에서 NC에게 6연승을 달리던 두산이 7번째는 패배를 맛봤다.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은 NC에 5대13으로 대패했다.
정말 뜻하지 않은 패배였다. 우선 '부동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NC타선을 맞아 5⅓이닝 6실점을 했다. 이것부터 두산은 계획이 어그러졌다. 포스트시즌 34⅓이닝 연속 무실점을 달려오던 니퍼트가 이렇게 많은 실점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불펜도 마찬가지다. 시즌 후반 '철벽'을 자랑하던 함덕주 이용찬 김명신 등 필승조가 무너질 것이라고는 미리 예측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은 섣불리 할 수가 없다. '미라클'이라는 별명이 붙은 팀은 흔치 않다. 두산의 저력은 정규시즌 6개월동안 1위를 해오던 KIA 타이거즈를 시즌 마지막날까지 위협할 정도로 살아있다.
물론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를 가능성은 78.8%로 꽤 높다. 하지만 남은 21.2%도 가능성은 있다.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1차전을 내줬지만 이후 내리 4연승을 거둬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넥센 히어로즈에 2패로 몰렸지만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두산에게 있어 1차전을 내준 후에 시리즈에서 승리하는 것은 그리 낯선 기억이 아니다.
게다가 1차전에서 패하긴 했지만 완벽하게 무너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능성은 살아있다. 우선 타선이 살아있다. 1차전에서 민병헌, 오재원 등 테이블세터와 박건우 김재환 오재일의 중심타선 양의지, 닉 에반스의 하위타선 모두 좋은 타격감을 보였다. 집중력있는 경기로 꾸준히 점수를 쌓았다. 특히 2-4로 역전당한 4회말 2사 1,3루의 위기에서 민병헌의 타구가 김준완의 '슈퍼캐치'에 걸리지만 않았어도 이날 경기 양상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
이를 알기에 김태형 감독도 "8회 이현승부터 실점하지 않으면 따라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타선의 폭발력과 집중력을 믿고 있는 것이다.
불펜도 가능성이 살아있다. 대졸 신인 김명신의 이날 3실점은 '보약'이라고 할 수 있다. 함덕주의 구위는 살아있었고 김승회와 김강률 카드는 아직 꺼내지도 않았다.
여기에 2차전 선발은 올시즌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해준 장원준이다. 이후 마이클 보우덴, 유희관 등 믿을만한 선발들이 대기하고 있다. 두산이 쉽게 플레이오프를 NC에게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