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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져도 이긴 것 같은 분위기"이호준의 '보너스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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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경기가 기록의 연장이다. 그래서 이호준이 이번 포스트시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NC 다이노스 베테랑 타자 이호준은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6번-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이미 포스트시즌 최고령 출전 신기록을 가지고있는 이호준은 이날도 41세8개월7일로 자신의 기록을 새로 썼다.

5회초에는 최다 타점 기록을 수립했다. 1-0으로 앞선 5회초 무사 만루 찬스에서 롯데 조정훈을 공략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종전 자신의 기록(14타점)을 넘어 준플레이오프 통산 최다 타점 신기록이다.

경기 후 이호준은 "파울이 됐을 때 포크볼을 노리고 쳤었는데, 조정훈의 포크볼이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 저번 타석에서도 노렸었는데 밀려 들어오는 것과 떨어지는 것 두 종류의 포크볼이 있다보니 타이밍 맞추기 쉽지 않았다. 이번에도 타이밍을 뺏겼는데, 생각보다 많이 떨어져서 안타가 됐다. 이게 노련미 아니겠나. 가볍게 컨택을 했는데 중심에 맞아서 다행"이라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5차전을 갈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4차전 패배에 대한 실망이 없었다. 또 4차전에서 졌지만 팀 분위기가 전혀 다운되지 않았다. 그래서 놀랐다"는 이호준은 "감독님께서 멋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하셨는데, 마지막까지 긴장감있게 멋있는 경기를 한 것 같다"며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를 돌아봤다.

NC가 5차전에서 9대0으로 완승을 거두면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당연히 이호준의 '마지막 경기'도 미뤄졌다. 이호준은 "오늘 경기 하기 전에 후배들에게 선배 얼굴 오래 보고 싶으면 이겨달라고 했다. 나는 지금 사실은 은퇴를 먼저 하고 보너스 게임을 하고 있는데, 굉장히 즐겁고, 내일이 없기 때문에 매 경기, 매 타석때 즐거움을 느끼고 뭉클한 마음도 계속 가지고 있다. 이게 마지막이 될 수도 있고, 내 선수 생활에 있어서 끝이라는 생각도 머릿속에 든다. 그러다보니 집중하고 즐기려다 보니 결과도 좋은 것 같다"며 웃었다.

이제 상대는 두산이다. NC는 17일부터 두산과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만났고,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에서 만나 준우승의 설움을 삼켰던 기억이 있다. 이호준은 "가을마다 만나서 낯설지가 않다. 주장 손시헌도 선수들에게 '더 편하게 하자'고 이야기하겠다 말하더라. 우리 선수들이 두산에 위축되고, 부담도 많이 가질 것 같아 걱정이 된다. 하지만 고참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했다.

부산=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