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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PO] 'PS 분위기 적응'에 확 바뀌는 경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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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야구의 분위기가 점점 달아오르고 있다.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는 선수들도 점차 적응을 마치고 있다.

포스트시즌은 부담감이 큰 경기다. 공 1개, 수비 하나에 승부가 갈릴 수 있다. 144경기를 치르는 정규 시즌에선 1경기를 내줘도, 다음 경기를 도모할 수 있다. 장기 레이스를 염두에 두고 경기 운영을 한다. 그러나 단기전에선 매 경기 총력전이다. 에이스급 투수들이 연이어 등판하면서 많은 득점이 나지 않는다. 정규 시즌에서 팀을 대표했던 타자들이 단기전에 들어오면서 긴장하기도 한다.

준플레이오프 초반만 해도 NC 다이노스가 분위기를 탔다. 4위로 정규 시즌을 마쳤으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완승을 거뒀다. 밑에서 시작한 만큼, 오히려 선수들이 부담을 덜고 경기에 임했다. NC 선수들은 시리즈 시작 전부터 "즐기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하나 이유가 있었다. 지난 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4연패로 아쉬운 경기를 했기 때문. 포수 김태군은 "팬들에게 우리의 야구를 못 보여드렸다. 선수들끼리 후회 없이 하자고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사직구장에서 1차전을 치렀지만, NC 선수들은 주눅 들지 않았다. 먼저 2점의 리드를 얻었고, 2-2로 맞선 연장 11회초에는 7득점을 몰아쳤다. 4년 연속 가을 야구를 경험하고 있는 NC 선수들에게 여유가 더 있었다. 반면 롯데는 지난 2012년에 이어 5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대호, 최준석, 손승락 등 베테랑들이 모두 가을 야구를 경험했다. 그러나 최근 경험만 보면 NC의 우위. 실제로 롯데 선수들은 1차전에서 다소 굳은 듯한 모습이었다. 포수 강민호는 공수에서 부진했다. 수비에서 패스트볼을 범하기도 했다. 리그 정상급 포수인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활약이었다.

그렇다고 롯데가 넋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2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3안타를 치고도 1대0으로 이겼다. 브룩스 레일리(5⅓이닝 무실점)에 이어 박진형 조정훈 손승락이 1점의 리드를 완벽히 지켜냈다. 타자들의 몸이 덜 풀린 듯 했으나, 투수력이 돋보였다. 그리고 3차전에서 NC가 다시 13대6으로 완승. 분위기 흐름은 훨씬 NC가 좋았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롯데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손아섭은 4-12로 크게 뒤진 8회초 1사 1루에서 중월 투런포를 날렸다. 3루를 돌던 손아섭은 롯데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세리모니였다. 손아섭은 "팬들이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가슴에 꽂히는 게 있었다"고 했다.

그 덕분이었을까. 롯데는 분위기를 제대로 탔다. 비로 하루 밀린 4차전에서 화끈한 공격력을 뽐냈다. 10안타(4홈런)를 치며 7득점. 효율적인 공격으로 NC를 7대1로 완파했다. 승부를 부산에서 열리는 5차전까지 끌고 갔다. 긴장한 것 같았던 롯데 선수들도 이제 적응을 마친 듯 했다. 1~2경기를 치르면서 몸이 풀렸다. 김경문 NC 감독 역시 가장 경계한 부분이 '살아날 롯데의 경기 감각'이었다. 분위기 적응을 마치자 롯데도 달라졌다. 두 팀은 가을 야구 경험을 통해 더 화끈해지고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