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섭이가 그렇게 오버액션하는 건 처음 봤다."
롯데 자이언츠가 올시즌 후반기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팀 분위기에서 비롯됐다고 봐야 한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순위 싸움이 치열했던 지난 8월 연승행진을 벌일 당시 "팀워크가 좋다. 고참들이 솔선수범해서 분위기를 이끌어가니까 자연스럽게 후배들도 따르고 하나가 된 느낌"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냈었다.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는 롯데는 3차전까지 1승2패로 몰려 있다. 한 경기를 더 패하면 탈락이다. 벼랑 끝 운명이다. 그러나 분위기만큼은 후반기 못지 않다는 게 조 감독의 느낌이다. 지난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3차전서 손아섭이 보여준 액션 하나가 지금의 롯데 분위기를 대변한다고 조 감독은 밝혔다.
손아섭은 4-12로 크게 뒤진 8회초 NC 임정호로부터 중월 투런홈런을 날린 뒤 3루를 돌면서 덕아웃을 향해 팔을 뻗어 동료들의 파이팅을 돋우는 액션을 보였다. 3루측 롯데 응원석 함성이 더욱 커졌고, 롯데 선수들도 일제히 일어나 손아섭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하루가 지난 12일 취재진과 만난 조 감독은 "사실 어제 아섭이가 그렇게 한 건 처음 본다. 아무리 결정적인 홈런을 쳐도 별다른 액션 없이 들어오는 선수인데, 어제는 오버가 느껴질 정도로 움직임이 컸다. 그러면서 선수들 분위기가 달아올랐다"고 칭찬을 보냈다.
올시즌 내내 덕아웃 분위기는 주장 이대호가 이끌었다.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이대호는 리더로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고 한다. 조 감독은 "대호는 물론이고 투수중에서는 손승락이 먼저 나서서 파이팅을 유도하고 있다"며 "후반기 들어 6위, 5위, 4위, 3위로 올라설 때와 같은 분위기가 느껴진다. 어제는 점수차가 크게 벌어졌는데도 오히려 7회부터 분위기가 달아올랐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는 낮부터 내린 비가 그치지 않아 결국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조 감독은 "오늘 하든 내일 하든 상관없다. 오늘 하면 공격적인 측면이 좋고, 내일 하면 수비적인 측면이 좋다"면서 "우리가 어디까지 갈 지 모르겠지만, 지더라도 후회하지 않는 그런 경기를 하자는 게 선수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오히려 편하고 파이팅이 너무 좋다"고 강조했다. 창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