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드디어 KBS의 구원배가 떴다.
11일 KBS2 새 수목극 '매드독'이 첫 방송됐다. 이날 방송에서는 보험 사기 범죄를 해결하는 매드독 군단의 활약과 김민준(우도환)의 대결이 그려졌다. 매드독의 팀장 최강우(유지태)는 건물 붕괴사고 조사를 의뢰받고 수사에 나섰다. 그리고 건물 붕괴 원인이 부실 공사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내 건물주(오대환)를 압박했다. 그러나 건물주의 직원 김민준은 다른 가설을 펼쳤다. 부실 공사 때문에 건물이 붕괴된 게 아니라 사고 3분 전 스포츠댄스 선수들이 공진을 일으켜 광고판이 흔들렸고 이에 건물이 무너졌다고 반박한 것. 이후 김민준은 건물주를 경찰서에 넣고 보험금으로 매드독 사무실의 건물주가 됐다. 그리고 최강우에게 매드독을 달라고 했다. 또 가족을 건 내기를 하자고 도발,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하게 했다.
이날 첫 방송은 여러모로 깊은 임팩트를 남겼다. 일단 유지태의 존재감이 컸다. 2014년 '힐러' 이후 3년 만에 KBS로 돌아온 유지태는 최강우 캐릭터를 맡아 부드러운 카리스마 연기를 보여줬다.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하고 적재적소에 팀원들을 배치하는 리더로서 중후한 멋을 뽐냈다. 그런가 하면 항공 사고로 가족을 잃은 가장으로서의 아픔과 절망, 가족에 대한 그리움까지 절절하게 그려내며 캐릭터에 대한 애잔함을 갖게 만들었다.
OCN 토일극 '구해줘' 출연 배우들의 활약도 눈에 띄었다. '구해줘'에서 반항아 연기로 눈도장을 찍은 우도환은 이번엔 매력적인 사기꾼 김민준으로 변신했다. 대선배 유지태에게도 밀리지 않고 능글맞은 연기로 자신의 연기색을 뽐내는 그의 활약은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구해줘'의 조완태 사도로 소름돋는 악행을 저질렀던 조재윤 또한 이번에는 조폭 출신 보험 조사원으로 또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흥미를 높였다.
쾌속 전개와 쫄깃한 연출에도 박수쳐 줄 만 했다. 이전의 KBS 드라마가 4회에 걸쳐 캐릭터 설명을 늘어놔 초반 흥미도를 떨어뜨렸던 반면, '매드독'은 처음부터 화끈한 사건 사고와 등장인물의 갈등 구도를 풀어내 주의를 끌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고퀄리티 영상도 눈길을 끄는 요소였다.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악덕 보험 사기꾼에게 역 사기를 친다는 설정 또한 OCN '38사 기동대'의 전개를 연상시키는 것이라 흥미를 더했다.
비록 첫 방송 성적은 5.5%(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수목극 최하위에 그쳤다. 그러나 전작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의 마지막회(1.9%)보다는 껑충 상승한 기록임에 분명하다. 전작이 부진하면 후속작에 대한 기대심리가 꺾이기 때문에 큰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는데 '매드독'은 이미 이 부분은 충분히 상쇄한 것. 더욱이 시청자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데다 경쟁작인 MBC '병원선'은 7.5%, 9.3%,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8.1%, 9.4%의 시청률로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어 상승세를 기대하기엔 충분한 상황이다.
'매드독'이 맨홀에 빠졌던 KBS 수목극의 구원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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