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모창민이 지명타자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김경문 NC 감독의 뚝심에는 이유가 있었다.
NC는 1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3대6으로 이겼다. 이제 NC는 1승만 더하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이제 타자들이 점수를 내줘야 한다"고 했다. 앞선 2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이 연속으로 7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쳤기 때문. 그 기대대로 NC 타선은 13안타(5홈런)를 폭발시켰다. 롯데(12안타)보다 안타 1개가 많았지만, 점수는 2배 이상이었다. 권희동, 나성범 등이 맹타를 휘둘렀는데, 선발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는 모창민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모창민은 시리즈 내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SK 와이번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선 이호준이 선발 지명타자로 나섰다. 두 번째 타석 볼넷 출루 후 대주자로 교체. 이후 모창민이 그 자리를 대신했고, 2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감이 좋은 모창민은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다. 1차전에서 5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만루 홈런 포함 6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 2차전에서 2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마크했다. 3차전에서도 4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김 감독의 믿음이 깔려있었다. 그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 브룩스 레일를 상대하면서, 모창민을 그대로 선발 출전시켰다. 이호준이 레일리를 상대로 3타수 2안타로 강했으나, 김 감독은 "이호준의 상대 전적이 좋지만, 모창민, 박석민의 페이스가 나쁘지 않다"고 했다. 이날 2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모창민은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팀 전체 안타가 7개 뿐이었으니 나쁜 활약은 아니었다. 그리고 모창민은 3차전에서 5번 타자로 복귀해 다시 맹타를 휘둘렀다.
나성범, 재비어 스크럭스가 기복을 보인 가운데, 모창민은 시리즈 내내 중심을 잡아줬다. 1차전에선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만루 홈런을 쳤다. 3차전에선 2-3으로 쫓기던 3회말 2사 후 2루타를 터뜨리며, 노진혁의 달아나는 2점 홈런에 발판을 마련했다. 10-4로 리드한 6회말 2사 후에는 좌월 솔로 홈런으로 쐐기를 박았다. 2사 후에 장타를 터뜨리며 롯데 투수들을 흔들었다.
모창민의 타격감이 완벽히 살아나면서 얻는 또 하나의 이득이 있다. 바로 이호준을 대타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포스트시즌에선 승부처에서의 투수, 대타 기용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이호준은 3차전에서 대타로 출전해 적시타를 때려냈다. 팀의 10득점째를 뽑는 순간이었다. 정규 시즌 대타 타율 3할3리, 득점권 타율 3할2푼7리의 강타자를 후반에 활용함으로써, 경기 운영에도 숨이 트이고 있다.
모창민의 폭발은 NC 타선을 깨우고 있다.
창원=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