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토크 시대, 관전평도 토크 형식이 어울린다.
스포츠조선은 2017년 프로야구 포스트시즌을 맞아 새로운 형식의 관전평을 게재한다. '5분 토크 배틀'이다. 양 팀 담당기자가 그날 경기를 놓고 각자의 경기평을 대화로 주고 받는 것이다. 물론 각 기자가 담당 팀 입장을 대변하는 '편파적' 성격을 띤다.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인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예상대로 치열한 승부였다. 연장 11회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운 NC의 9대2 승리. 롯데 담당 노재형 기자와 NC 담당 나유리 기자의 열띤 토크 배틀을 들어본다.
▶노재형 기자(이하 노)=오늘 NC가 이기긴 했지만 중반 이후 도망가지 못해 동점을 허용한 건 앞으로도 불안 요소가 될 듯합니다만. ㅎ
▶나유리 기자(이하 나)=그래도 NC는 오늘 승리로 얻은 게 더 많은 것 같은데요. 일단 해커가 7이닝을 소화해줘 여유가 많이 생겼어요. 김경문 감독이 오늘 가장 바라던 점이기도 하고.
▶나=오늘 롯데가 한번도 리드를 잡지 못한 걸 보면 흐름 자체가 NC에게 많이 기운 것 같네요 ^.^ 비디오 판독도 두 번 다 NC가 웃었고.
▶노=비디오 판독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강하니 여기서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 ㅋㅋ 롯데 필승조가 어떻다는 걸 NC 타자들은 다시 한번 확인했을 겁니다. 반대로 NC 불펜은 2차전부터는 가라앉을 공산이 크다고 봐야죠.
▶나=롯데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긴장한 것 같았어요. 확실히 경험 부족? 그렇게 밖에 안보이네요. 경기 전에도 긴장한 게 느껴졌지만, 수비 집중력에서 NC가 앞서는 걸 보면 역시 큰 경기는 경험이 중요하긴 한 것 같네요. 롯데는 너무 오랜만에 포스트시즌을 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긴장한 게 눈에 보이더라고요. 이대호 손승락 강민호 이런 베테랑들은 경험도 많은데도요.
▶노=롯데로서는 강민호의 공수 부진이 아무래도 컸다고 봐야지요. 하지만 강민호라면 마음에 담아두는 성격이 아니니 2차전부터는 본 모습을 보일 겁니다.
▶나=NC가 2점을 내고 계속 달아나는 점수를 못 만들었는데, 자칫 흐름이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되려 강민호가 도와준 것 아닌가 싶네요.
▶노=롯데는 오늘 진게 어쨌든 약이 분명히 될 겁니다. '아 포스트시즌이 이런거구나' 하는 느낌? ㅎㅎ
▶나=NC는 손시헌이 롯데 관련 발언으로 심적 부담감이 굉장히 크고, 최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상황인데 이게 플레이로도 연결되는 거 같아서 안타까웠어요. 그래도 일단 팀이 이겼으니 손시헌의 부담감도 훨씬 털어내지 않을까 싶네요 ㅠㅠ
▶노=글쎄요. 손시헌 같은 베테랑이 본헤드 플레이(6회말 수비)를 한 건 약간 이해하기 힘드네요. 물론 긴장했을 수도 있고. 진 팀 입장에서 할 말은 아닙니다만, 11회를 제외하면 롯데의 장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였다는 점에서 2차전 승리를 기대해 봅니다. 오늘은 특히 조원우 감독의 선수 교체가 빛을 발했어요. 린드블럼 내린 타이밍, 박헌도 대타 타이밍, 이런 거는 확실히 감독으로서 성장한 점이라고 봐야죠!
▶노=박진형이 7회초 2사 1,3루서 이재율의 2루 도루로 1루가 빈 상황에서 박민우를 피한 건 아주 잘한 것임. 만루에서 예상대로 대타 이호준이 나왔는데, 박진형의 코너워크가 위력을 발휘...24년 베테랑이 초짜에게 당함. ㅎㅎ
▶나=그건 인정. NC도 대타를 안낼 수 없는 상황이었고, 정면 승부에서 롯데가 이겼다고 봐야겠죠. 오늘은 또 양팀 리드오프 차이에서 승패가 갈렸다고 봐야겠네요.
▶노=하지만 롯데로서는 손아섭과 이대호의 타격감(각 2안타)을 확인한 게 아주 커요. 어차피 해줘야 할 간판타자들이니까요.
▶나=2차전서 NC가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겠네요. 냉정히 장현식이 해커만큼 투구를 해줄 확률은 확실히 떨어지니까요. ㅠ-.
▶노=박헌도의 동점 홈런에서 봤듯 추가점의 중요성을 NC는 다시한번 깨달아야 합니다. 물론 롯데 필승조가 너무 강력하니까 어쩔 수 없을 수도 있지만요.
▶나=공격이 답답하기는 롯데가 더 하지요. ㅋㅋㅋㅋ 상위 타선에서 오히려 흐름을 끊기고.
▶노=타선의 답답함을 상쇄하고도 남을 필승 불펜진의 위력을 보셨죠? 그런데 8회 김진성 등판은 좀 의외였습니다.
▶나=이유가 있어요. 김진성 상대로 올해 번즈가 6타수 무안타, 김문호가 4타수 무안타였어요. 대타 박헌도에 한방 맞았을 뿐. ㅠㅠ 어이없는 선택이라고 보긴 힘들죠. ㅋ
▶노=그만큼 조 감독의 대타 선택이 탁월했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나=롯데는 손승락을 지나치게 빨리 내린 게 아닌가 싶네요. 연장까지 끌고는 갔지만 뒤에 나온 투수들이 손승락보다 확실히 공이 잘보였어요. NC는 지석훈이 백업의 반란을 일으킨거나 마찬가지죠. ㅋㅋ 박석민 빼고 들어가면서 불안감이 컸었데. 허슬플레이로 승리를 가져왔으니 전화위복! ㅋㅋㅋ
▶노=확실히 세밀한 부분에서 NC가 이긴 것은 사실입니다만, 투구수(35개)를 감안하면 손승락 교체는 적절했다고 봅니다.
▶나=솔직히 아주 만족스러운 승리는 아니기는 한데, 그래도 NC 야구의 장점이 마지막에 폭발한 경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ㅋㅋ 홈런이 터지지 않아도 타자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고, 발야구도 되니까. 롯데는 멘붕이 온게 눈에 보이던데요. ㅎㅎㅎ. 이 승리로 흐름은 확실히 탈꺼 같네요
▶노=사실 11회초 비(非)필승조투수들이 난조를 보였을 뿐, 롯데의 선발-필승조는 만족스러웠다고 봅니다. ㅎㅎ 그거면 된 거 아닌가요?
▶나=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죠. NC는 이겼으니 모든 게 상쇄됐습니다. 모창민 권희동도 완전히 살아났으니, 앞으로 타선이 더 무서워질거같네요^_____^.
▶노=1차전 NC 승리는 일단 축하드리고,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또 뜨지 않겠습니까. 부산=노재형 jhno@, ,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