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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부상-풍파 이겨낸 대구, 고통 속에 더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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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은 성장의 밑거름이다.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개막 전 대구는 '강등 1순위'로 지목됐다. 그 누구도 대구를 주목하지 않았다. 푸른 유니폼의 대구. 그들의 미래는 회색빛일 것만 같았다.

흐름도 좋지 않았다. 악재가 많았다. 그렇지 않아도 얇은 선수층, 야심차게 데려온 주니오는 개막 첫 경기부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박태홍 홍정운 정우재 에반드로 등 주축급 선수들이 줄부상을 하면서 베스트11 가동을 하지 못했다.

부단히 노렸했지만, 승리는 손에 잡히지 않았다. 결국 지난 시즌 승격을 이끌었던 손현준 감독이 부진을 책임지고 5월 사임하기에 이르렀다.

대구는 버티고 버텼다. 서서히 승점을 쌓았다. 부상을 떨쳐낸 주니오를 재영입, 세징야-에반드로-주니오 삼각편대를 구축했다. 지난달 포항을 2대1로 꺾는 파란을 연출한 뒤 수원과 0대0으로 비겼다. 이어진 울산전에선 2대3으로 석패했으나,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또 다른 풍파가 대구를 덮쳤다. 지난달 24일 전북전, 대구는 총 세 차례 전북 골망을 흔들었으나, VAR(비디오판독시스템) 판독으로 2골이 취소됐다. 결국 1대1 무승부에 그쳤다.

후폭풍이 거셌다. 대구는 본의 아니게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기에만 집중해도 부족한 상황. 대구는 VAR 판정 논란과도 씨름하며 진땀 흘렸다.

그러나 오히려 단단해졌다. 안드레 감독 대행은 "전북전에서 우리가 잃은 건 소중한 승점 2점"이라며 "아쉽지만 그 일을 계기로 선수들이 더 똘똘 뭉쳤다"고 했다.

풍파를 딛고 다시 일어서려던 대구에 또 한 차례 악재가 닥쳤다. 주전 미드필더 류재문이 십자인대 부상을 했다. 안드레 대행은 "류재문은 남은 리그를 소화하지 못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8일 광양축구전용경기장에서 치러진 전남과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33라운드도 고난의 연속이었다. 대구는 전반 29분 전남에 페널티킥을 허용, 0-1로 끌려갔다. '브라질 삼각편대'에도 금이 갔다. 에반드로가 오른 발목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벗어났다.

그래도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41초만에 주니오의 골로 1-1 균형을 맞춘 대구는 후반 15분 주니오의 추가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바꾼 선택이 주효했다. 이후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대구는 후반 막판 주니오와 전현철의 추가골로 4대1 완승을 거뒀다.

대구는 3경기 연속 무패 행진(1승2무)을 이어가며 8위로 스플릿 라운드에 돌입하게 됐다. 쉽게 쓰러지지 않는 대구,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강등 후보' 대구를 강하게 만들었다.

광양=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