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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정심'을 이끄는 '경험', PS에 미칠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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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야구에서 기록과 스탯에 관한 인식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보다 세밀하고 정량화 된 기준을 가지고 팀과 선수를 평가하려는 경향이 크다. 이러한 과학적 접근을 통해 야구를 바라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운 일이다. 불확실성의 영역을 줄이면 줄일수록, 야구라는 복잡한 스포츠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치화하기 어려운 영역이 있다. 또 그러한 영역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대표적인 항목이 바로 '경험' 혹은 '경험치'다. 확실히 선수와 코칭스태프, 그리고 팀 전체가 쌓은 경험치의 무게감은 무시할 수 없다. 얼마나 다양한 상황을 겪어봤는가. 그리고 그 상황에서 어떤 대처법이 보다 큰 효과를 냈는가. 이건 훈련이나 교육만으로는 충분히 익히기 어렵다. 겪어봐야 안다.

그리고 이런 경험의 무게감이 실제 경기력, 그리고 결과에 보다 크게 작용하는 시기도 있다. 바로 포스트시즌이다. 그래서 포스트시즌에 '베테랑'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다. 정량화할 수는 없지만, 이런 영향력은 분명히 작용한다.

때문에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이런 '경험치'의 영역이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매 경기 승패의 결과가 시리즈에 극명하게 영향을 미치는 상황. 그리고 그에 대한 부담감. 만원 관중의 뜨거운 응원과 미디어의 집중 관심. 이런 것들은 선수들로 하여금 평소에 잘 했던 것을 못하게 만들거나 혹은 평소 이상의 실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외부 요인이다.

그런데 이런 외부 요인에 영향을 보다 쉽게 받는 건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선수들은 과거의 기억을 통해 이런 상황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나름의 노하우를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경험이 적은 선수들은 상황의 변화에 휘둘릴 수 있다. 천만다행으로 그 변화가 좋은 쪽으로 나타난다면 '미친 활약'을 펼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치명적인 실책을 하거나 평소 이하의 실력을 보이기 십상이다.

결과적으로 경험이라는 무형자산은 외부 요인에 의한 경기력의 등락폭을 줄여주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형성된 일관된 경기력의 유지는 승리 가능성을 보다 높여준다. 모든 감독과 코치들이 선수들에게 "긴장하지 말고, 평소처럼만 해"라고 주문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결국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 그리고 이후의 포스트시즌에서도 이런 경험의 무형자산이 여전히 승패의 향방에 큰 영향력을 미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