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 간의 맞대결이 흥미롭다.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조쉬 린드블럼(롯데)과 에릭 해커(NC)가 선발 등판한다. 단기전에서 외국인 투수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기용 순서나 이닝 소화에 따라 시리즈 승패가 갈리기도 한다. 외국인 타자들도 마찬가지다. 물론 단기전에서 마운드 싸움이 더욱 중요하지만, 홈런 1~2개로 희비가 엇갈린다. 롯데 앤디 번즈와 NC 재비어 스크럭스의 스타일이 달라 단기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더 관심이 쏠린다.
번즈는 수비에서 더 주목을 받는다. 그동안 롯데의 약점이었던 2루 수비를 완벽히 책임지고 있다. 116경기에서 916⅓이닝을 소화하면서 실책은 8개 뿐이었다. 2루수 중 김성현(SK 와이번스·0.990), 박경수(kt 위즈·0.989) 다음으로 높은 수비율(0.985)을 자랑한다. 무엇보다 넓은 수비 범위로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는 등 팀 기여도가 높다. 롯데가 리그에서 가장 적은 86개의 실책을 기록한 것도 번즈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단기전은 수비, 주루 등 세밀한 부분에서 승부가 갈린다. 따라서 번즈가 잘 해줘야 한다.
타격에선 타율 3할3리, 15홈런, 57타점을 기록했다. 주로 중심 타선에 배치되는 타 팀의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홈런, 타점이 적다. 그러나 번즈는 이대호(14개)에 이어 팀에서 가장 많은 12개의 결승타를 때려냈다. 리그에선 LG 트윈스 박용택과 함께 공동 7위일 정도로 중요한 순간에 한 방을 쳐줬다. 특히, 홈구장인 사직 구장에선 타율 4할1리, 10홈런으로 매우 강했다. 다만, NC전 타율(0.231)이 저조했다. 마산구장에서도 타율 1할6푼7리를 기록했다.
스크럭스는 중심 타선에서 타점을 쓸어 담는 능력이 있다. 타율은 3할이지만, 35홈런(공동 3위), 111타점(공동 6위)을 마크했다. 올 시즌 리그에서 30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록한 건 스크럭스를 포함해 6명 뿐이다. NC는 올 시즌 전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가 메이저리그로 떠나면서 중심 타선에 공백이 생겼다. 그러나 스크럭스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또한, 13개의 결승타를 때려냈다. 리그 공동 5위의 기록. 지난 3일 SK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3타수 1안타 2볼넷 1득점으로 방망이를 예열했다. 투수들은 스크럭스를 쉽게 상대하지 못한다. 여기에 최근 나성범, 박석민 등의 타격감이 좋아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스크럭스는 롯데전에서 강했다. 타율 3할2푼6리, 6홈런을 기록했다. 사직구장에서도 타율 3할8리, 1홈런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정규 시즌 성적대로라면, 준플레이오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