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돌풍을 일으키며 기적을 만들어낸 3위 롯데 자이언츠. 과연 4위 NC 다이노스를 결정적인 순간 눌러 앉힐 수 있을까. 이번 준플레이오프는 롯데의 '기세'와 NC의 '가을야구 경험'간 전면전이다.
롯데는 전반기까지 7위에 처져 있다가 후반기 약진을 거듭하며 가을야구 티켓을 거머쥐었고 잔여경기 막판까지집중력을 잃지 않고 5연승으로 3위를 지켜냈다. NC는 롯데에 허망하게 3위를 내줬지만 지난 5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준플레이오프 진출전)에서 SK 와이번스를 10대5로 누르며 저력을 과시했다. 2차전을 없애며 피로누적을 최소화했다. NC는 단기전 특유의 전술 소화능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엮인 인연이 많은 두 팀의 격돌이다. 부산과 창원, 연고지 이웃. NC의 창단 과정에서 가장 경계했던 팀은 롯데였다. 연고지가 분할되어 관중이 줄었다는 볼멘소리도 했다. 무엇보다 창단 2년차(2014년)에 롯데를 추월해버린 '동생'의 전투력에 할말을 잃었다. 지난해 롯데는 NC에 1승15패라는 치욕적인 상대성적표까지 받았다. 올해 절치부심한 끝에 9승7패로 기적같은 전세 뒤집기에 성공했지만 갚고자 한다면 빚은 남아있다.
롯데는 불이 붙은 상태다. 후반기 성적만 놓고보면 롯데는 승률 전체 2위다. 두산이 42승2무18패(승률 0.700)로 후반기 전체 1위, 롯데는 39승1무18패(승률 0.684)로 1.5게임차 뒤졌다. NC는 후반기 31승2무27패(0.534)로 3위지만 롯데에 무려 8.5게임 차나 뒤진다. 두산과 롯데가 얼마나 휘몰아쳤는지 짐작이 간다.
9월 1일 이후 잔여경기를 포함한 시즌 막판 성적은 롯데가 전체 1위다. 14승6패(승률 0.700)다. 2위는 SK 와이번스로 12승7패(승률 0.632), 두산이 14승9패(승률 0.609)로 3위, NC가 10승2무9패(승률 0.526)로 4위다.
롯데의 장점은 짜임새다.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 외국인 원투펀치. 박세웅-송승준의 토종 선발 듀오. 박진형-배장호-손승락의 필승조. 전준우-손아섭-이대호-최준석-강민호가 버티는 중심타선. 롯데는 후반기 들어 가장 안정된 투타 밸런스를 보여주고 있다.
NC는 후반기에 다소 주춤했지만 '가을 DNA'를 분명 가지고 있다. 2014년 준플레이오프, 2015년 플레이오프,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지난 3년간 한 단계씩 높은 포스트시즌 무대를 경험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4전전패로 속절없이 무너졌지만 패배를 통해서도 몸에 배이는 경험은 존재한다.
포스트시즌은 페넌트레이스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가을에 강한 선수도 있고, 반대로 큰 경기만 되면 죽을 쑤는 이도 있다. 심리적 위축은 금방 해결되기 보다는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롯데 선수들 역시 이대호 강민호 등 가을야구, 국가대표 등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수두룩하지만 NC는 팀전체가 지난 3년간 가을야구를 통해 단련됐다. 이른바 노하우다.
사령탑으로 첫 포스트시즌을 맞는 조원우 롯데 감독과 산전수전 다겪은 김경문 NC 감독의 경험 차이도 무시못한다.
전력, 기세, 상대전적 등을 모두 감안하면 롯데쪽으로 기울것 같지만 NC는 저력으로 맞선다. 전문가들은 롯데가 파죽지세로 무너뜨려야 승산이 커진다고 말한다. 4차전, 5차전, 뒤로 갈수록 NC가 뒷심을 발휘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