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하지원이 명품연기로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4일 방송된 MBC 수목극 '병원선'에서는 아버지(조성하)를 구하고자 악연으로 얽힌 도훈(전노민)에게 무릎꿇는 송은재(하지원)의 모습이 그려졌다. 송은재는 벌초 중에 벌에 쏘여 의식을 잃은 부자를 살려냈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를 지키려는 아들의 진심은 송은재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였다. 이에 송은재는 멋대로 퇴원하려는 아버지 재준을 살리겠다고 선언했고, 도훈 앞에 섰다. 그는 도훈에게 아버지의 수술을 부탁했지만, 도훈은 수술이 꽉 차 시간을 뺄 수 없다고 그의 부탁을 거절했다. 결국 송은재는 도훈 앞에 무릎을 꿇고 "아버지 살려주세요"라고 애원했다.
하지원은 1999년 KBS2 '신세대 보고서-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한 21년차 베테랑 배우다. 그동안 그가 만들어낸 히트작 목록만 해도 상당하다. '다모' '발리에서 생긴 일' '시크릿 가든' 등 타이틀만 들어도 무릎을 치게 만드는 히트작을 만들어왔다. 이제까지는 표류하는 '병원선'의 스토리 라인 때문에 연기력이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이번 장면에서는 송은재의 디테일한 감정선이 제대로 살아나며 하지원의 탄탄한 감성 연기 내공을 실감하게 했다. 시청자들 또한 호응을 보내고 있다. 하지원이 쌓아온 송은재라는 인물에 대한 서사가 설득력을 불어넣어주며 시청자의 눈물샘을 제대로 자극한 분위기다.
송은재는 아직 자신에게 모든 짐을 떠넘기고 떠난 아버지를 마음으로부터 용서하지는 못한 상황이다. 더욱이 송은재는 김원장(정원중)이 "자존심 강한 아이다. 남자가 일일이 알려고 들면 수치심이 들어 떨어져 나간다"고 했을 정도로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캐릭터. 그래서 도훈을 만나고 싶지 않아 하면서도 결국엔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원수의 앞에 무릎까지 꿇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먹먹하게 만들었다. 자존심 강한 송은재의 애원은 아무리 치사하고 몹쓸 꼴을 겪어도 가족을 위해 모든 수모를 견뎌내는 이 시대 가장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원의 열연에 힘입어 '병원선'은 아슬아슬하게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이날 방송된 '병원선'은 5.6%, 6.6%(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방송된 SBS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5.1%, 6.1%, KBS2 '정마담의 마지막 일주일'은 3.7%의 시청률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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