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36END 이승엽이 팬들과 동료, 구단과 마지막 작별을 했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시즌 최종전서 은퇴 경기를 치렀다. 전성기시절 뛰었던 3번-1루수로 선발출전한 이승엽은 1회와 3회 투런포와 솔로포를 터뜨려 은퇴 경기에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자신의 통산 홈런수를 467개로 늘렸다.
이승엽의 홈런과 더불어 경기도 삼성의 10대9 승리.
경기가 끝난 뒤 이승엽의 은퇴식이 열렸다. 이승엽과 함께 해온 등번호 36번의 영구결번식도 겸했다.
장내아나운서의 이승엽 등장 멘트로 은퇴식이 시작됐다. 팬들은 "이승엽 홈런"을 힘차게 불렀고, 이승엽은 3루측 덕아웃에서 입장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감사패와 함께 동판 액자를 선물로 전달했고, 이수빈 삼성 라이온즈 구단주는 이승엽 재단 출연금 1억원을 전달했다. 이수빈 구단주의 격려의 말을 듣자 이승엽은 갑자기 눈물을 쏟았다. 김동환 사장은 구단이 준비한 베스트5 홈런 기념 순금액자를 증정했고, 김선웅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이 목각 기념패를 전달했다. 삼성 주장 김상수는 선수단이 준비한 순금 야구공과 기념패를 전달했다. 이승엽은 경북고 은사인 서석진 감독으로부터 경북고 모자를 받았고, 우용득 전 감독으로부터는 삼성 입단 당시 유니폼을 받았다.
오릭스 시절 함께 뛰기도 했던 박찬호를 비롯해 요미우리 시절 동료인 아베 신노스케, 다카하시 요시노부 등의 영상 메시지가 상영됐고, 우측 외야의 벽면에 이승엽 은퇴 기념 그래피티가 공개됐다.
이승엽의 선수시절 영상이 나오면서 이승엽의 영구결번식이 시작됐다. 가족이 그를 위해 만든 게릴라 영상이 상영되자 이승엽은 결국 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아들의 모습에 그도 결국 울컥하고 말았다. 영상이 상영된 뒤 이승엽의 가족이 그라운드로 입장했다. 이승엽의 아버지 이춘광씨가 그동안 고생한 아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승엽에게 마이크가 주어졌다. 이승엽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삼성 라이온즈 선수가 꿈이었습니다. 그 꿈을 이뤘습니다. 팀의 우승, 은퇴식까지 이자리에 설 수 있어 너무나 영광스럽습니다"라며 "프로야구 23년을 뛰면서 정말 기뻤던 날, 슬펐던 날 행복했던 날이 있었습니다. 그 슬픔 슬럼프도 지금만큼은 잊어버리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라고 했다. 이어 "저 야구선수 이승엽은 사라집니다. 하지만 많은 후배들이 있습니다.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에게 큰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시면 앞으로 다시는 실수하지 않고 프로야구 선수라는 생각을 가지고 플레이 할 것입니다"라고 선수들에게 격려를 부탁한 이승엽은 "23년간 힘들때나 기쁠 때나 항상 응원해주시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 여러분들의 함성소리 기억하겠습니다. 잊지않겠습니다. 언젠가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싸우고 사회에 나가서 열심히 살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승엽의 은퇴사가 끝나자 팬들은 이승엽의 응원가를 힘차게 불렀다.
팬들의 박수속에 이승엽은 마지막으로 헬멧을 쓰고 방망이를 잡았다. 타석에서 방망이를 휘두르자레이저 공이 외야로 힘차게 날아갔다.
이승엽은 자시신의 방망이를 주장 김상수에게 줬다. 그리고 유니폼을 벗어 김동환 사장에게 반납했다.
이승엽은 마지막으로 외야에서 기다리고 있던 467명의 팬들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했다. 36번이 달린 유니폼을 입고 3루측에 도열한 라이온즈 선수들은 이승엽과 이별의 악수를 나눈 뒤 그를 마운드로 데려갔다. 마지막으로 그를 힘차게 헹가래를 치며 그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했다.
'Time to Asy Goodbye'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불꽃놀이로 이승엽의 은퇴식은 마무리됐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