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패 투수 돈 로치(kt 위즈)가 KIA 타이거즈 타선을 완벽히 제압했다.
로치는 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안타 4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내내 불운에 시달렸던 로치지만, 이날 경기 만큼은 타자들의 화끈한 지원을 받았다. kt는 팀 통산 1경기 최다 안타(25개), 득점(20점)을 기록하며, 20대2로 승리했다. 로치도 시즌 4승째를 따냈다.
로치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15패를 당했다. 땅볼을 유도하는 싱커, 빠르게 떨어지는 커브 등 구위는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내야진의 도움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스스로 화를 못이기는 모습도 나왔다. 또한, 로치가 등판하는 날이면 타자들이 침묵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로치가 등판했을 때 지원 받은 득점은 평균 1.96점으로 최하위였다. 평균적으로 2점 이내 실점을 해야 승리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그랬던 로치가 최종전에서 화끈한 지원 속에 호투했다.
로치는 초반 다소 불안했다. 2회초 최형우에게 우전 안타, 나지완과 안치홍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세 타자를 연속 내야 땅볼로 유도했다. 여기서 내준 점수는 단 1점이었다. 반면 kt 타자들은 2회말 무사 만루 기회에서 3점을 올리며, 단숨에 역전했다. 로치는 2회와 3회 위기를 넘기며 강해졌다. 4회부터 6회까지 3이닝 연속 삼자범퇴였다. 7회에는 볼넷 1개를 내줬을 뿐, 병살타로 위기를 극복했다.
타자들은 아낌없는 지원을 해줬다. 3-1로 앞선 4회말 오태곤의 솔로 홈런과 이진영의 적시타로 달아났다. KIA는 투수들을 총 투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6회말 2사 1,2루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 윤석민의 2타점 2루타, 유한준의 적시타로 3점을 추가했다.
7회말이 압권이었다. kt는 타자 일순으로 7점을 뽑아냈다. 윤석민의 2타점, 오태곤의 2타점 등이 포함돼있었다. 끝이 아니었다. 이후 김진곤이 중월 스리런포, 남태혁이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쐐기를 박았다. 20득점을 올리는 순간이었다.
kt 타선은 이날 역사를 썼다. 2015년 1군 진입 후, 1경기 최다 득점(20점), 안타(25개)를 세웠다. 2015년 8월 1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기록했던 23안타, 19득점이 종전 최다 기록이다. 아울러 7회말에 올린 12득점은 팀의 한 이닝 최다 기록이다. 종전에는 9월 19일 잠실 LG전에서 기록했던 9점이 한 이닝 최다였다. 타자들이 미안했는 지, 로치의 마지막 등판에서 확실히 기를 살려줬다.
수원=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