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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의 마지막 3연전 'KS 리허설'로 치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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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의 리허설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조금 더 의욕이 타오르지 않을까.

이제 마지막 세 걸음이 남았다. 정규시즌 우승을 향한 KIA 타이거즈의 1년 행보가 종착역을 향해 간다. kt 위즈와의 원정 3연전 결과로 KIA의 우승 향방이 가려지게 됐다. 지금 시점에서 KIA 선수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시즌 막판 고춧가루, 아니 '블랙커피' 부대로 변신한 kt의 반격일까 아니면 무서운 기세로 1위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두산 베어스의 도전일까.

모두 중요하지 않다. 외부의 변수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선수단 내부의 자세와 각오다. 야구가 다분히 심리적인 요소가 큰 경기인데다 이제는 시점상 전력의 변화를 꾀할 수 없는 시기이기 때문.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 가장 큰 효과를 만들어야 하는 게 급선무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경기에 임하는 선수 개별, 그리고 선수단 전체의 심리적 결단이 제일 중요하다.

기타의 외부 요인을 모두 배제하고 본다면 1일부터 시작되는 kt와의 원정 3연전은 KIA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그리 크지 않다. 일단 올해 KIA는 상대전적에서 kt에 8승5패로 앞서 있다. 상당히 유의미한 차이다. 수원 kt위즈파크에서는 3승2패로 KIA가 1승을 더 따냈다.

또한 팀 전력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선발의 힘에서도 KIA가 크게 앞선다. 임기영-양현종-헥터로 3연전 선발이 채워질 가능성이 짙은데, 양현종-헥터는 명실상부 당대 최강의 선발투수다. 객관적으로 가장 믿을만한 '필승카드'인 셈이다. 두 선수 모두 19승씩 기록 중인데, 마지막 등판을 통해 선발투수 '꿈의 기록'인 20승을 노린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누구보다 양현종과 헥터 본인들의 의욕이 가장 높을 것이다. 타자들은 그런 투수들의 자신감에 보조만 잘 맞춰주면 된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두산이 어떻게 하든, kt가 무슨 수를 들고 나오든 KIA는 자신들만의 야구만 하면 된다.

또 한편으로는 한국시리즈 리허설이라는 상황 설정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9월28~29일의 대전원정 2연승으로 기세를 한껏 올린 KIA 선수단은 대전에서 멀지 않은 수원으로 이동해 하루를 푹 쉬었다. 그리고 다가올 3연전에는 팀에서 가장 막강한 원투펀치가 완전 정비된 상태로 출격한다. 경기의 얼개가 마치 포스트시즌 형식 같다. 이왕 설정이 비슷하다면 최고의 무대인 한국시리즈라고 가정해보면 어떨까. '여기서 위닝시리즈면, 우승이다'라는 자체 동기부여를 해도 좋다. 실제로 kt와의 3연전에서 2승을 따내면 정규시리즈 자력 우승이고, 이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한 큰 디딤돌이 되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부담감을 털어버리고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설정한 채 전력을 쏟는 것이다. 결국 이제는 심리가 결과를 지배하는 시기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