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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달라진 한예슬 '첫사랑 워맨스', 위기 딛고 MBC 자존심 세울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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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돌아온 한예슬은 월화극 승리의 여신이 될까.

한예슬은 MBC '논스톱4'로 연기자 데뷔를 하자마자 스타덤에 올랐다. 그리고 2006년 MBC '환상의 커플'에서 나상실 역을 맡아 신드롬을 불러왔다. 하지만 안티팬과의 문제, 뺑소니 논란에 이어 KBS2 '스파이명월' 촬영 잠적 사태까지 이어지며 그의 명성은 추락했다. 이후 한예슬은 머리 숙여 대중에게 사과했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그리고 3년 간의 공백기 끝에 SBS '미녀의 탄생', JTBC '마담 앙트완'에 출연하며 재기를 노렸다. 그러나 드라마는 흥행에 참패했다.

그런 한예슬이 MBC 새 월화극 '20세기 소년소녀'로 3년 만에 지상파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20세기 소년소녀'는 어린 시절부터 한동네에서 자라온 35살, 35년 지기 세 여자들이 서툰 사랑과 진한 우정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감성 로맨스 드라마다. 한예슬은 극중 잘 나가는 배우였지만 성관계 동영상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사진진 역을 맡았다. 사진진은 화려한 외모나 경력과는 달리 소탈하고 평범한 순수 영혼 모태솔로 캐릭터. 이를 통해 한예슬은 전매특허 푼수 연기를 선보이는 만큼, '환상의 커플' 이후 11년 만에 선보이는 로코퀸 연기로 화려한 부활 신호탄을 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서울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한예슬은 "사진진은 실제 나와 비슷한 커리어를 가진 연예인이다. 오랜 연예인 생활에도 인간관계에서는 소박하고 털털한 성격을 가진 캐릭터다.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 달라. 지금까지 해왔던 판타지 로맨스와 달리 잔잔하고 리얼하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랑과 우정이 모두 포함돼 있다. 옛 추억을 살짝 꺼내볼 수 있는 매력도 있다. 공감과 재미를 느끼고 내가 받은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서 출연하게 됐다. 김지석 이상우와의 로맨스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작진과 출연진도 탄탄하다. 작품은 '응답하라' 시리즈를 집필한 이선혜 작가와 '여왕의 교실' '가화만사성' 등을 연출한 이동윤PD가 의기투합한데다 김지석 이상우 류현경 안세하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이 출연을 확정했다.

김지석은 따뜻한 감성과 냉철한 이성을 겸비한 애널리스트 출신 투자 전문가 공지원 역을 맡아 한예슬과 첫사랑 로맨스를 연기한다. 이상우는 90년대 후반을 풍미한 인기 아이돌 보이즈비 앰비셔스의 멤버 안소니 역을 맡았다. 플러스 사이즈 승무원 한아름 역의 류현경과 브레인 변호사 장영심 역의 이상희는 한예슬과 봉고파 멤버로서의 워맨스를 보여줄 예정.

한예슬은 "우리 케미가 엄청나다. 매 장면마다 최선을 다해 찍고 있다. 현장에서의 교감이 브라운관을 넘어서도 느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지석은 "낮술도 많이 하면서 대화를 많이 나눴다. 한예슬 류현경 이상희 세 분과 먹으며 챙겨야 하니까 안 취하더라. 힘들었다. 그래도 드라마 시작하고 나서 굉장히 많이 친해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MBC 파업이 원만하게 해결돼 열심히 찍은 작품이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1순위다. 남사친과 첫사랑이 공존한다는 것에 끌렸다. 나는 오래된 여사친도 없고 첫사랑과도 알고 지내는 사이가 아니다. 나와 다른 캐릭터에 끌렸다.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어떻게 변화할지가 가장 흥미로웠다. 누구나 첫사랑의 기억을 갖고 있지 않나. 첫사랑의 떨림과 기억을 소중하게 갖고 있기 때문에 공감했으면 좋겠고 그 중심에 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국민 첫사랑'은 전혀 늦지 않았다"고 밝혔다.

류현경은 "캐릭터를 위해 15kg를 증량했다. 얼굴에 살이 잘 안쪄서 모르실텐데 화면으로 보면 바로 느낄 수 있다. 1일 1피자를 하며 갑자기 살을 찌워서 허리와 발목이 아프다. 소화불량이 생겨 한의원에도 다니고 있다"고, 안세하는 "산부인과 의사 정우성 역을 맡았다. 학창시절 여자들을 울린 킹카였는데 역변했다. 대본만큼 인물이 보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희는 "연속극은 처음인데 너무 좋은 파트너를 만나 잘 적응했다. 한예슬의 사랑스러움은 언제나 주변에 웃음을 준다. 류현경은 분위기 메이커다. 나도 연기하며 이렇게 갑자기 편해지고 좋아진 적이 처음이다. 이 영향이 드라마와 연기에도 묻어날 것 같다"고 전했다.

다만 우려의 시선도 있다. '20세기 소년소녀'는 4일부터 시작된 MBC 총파업 여파로 촬영이 중단됐다 재개되기도 했고, 25일에서 10월 2일, 다시 10월 9일로 첫 방송 일정이 두 번이나 연기됐다. 그것도 모자라 첫날부터 4회가 연속 편성되기까지 했다. 이러한 악재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대진운도 애매하다. SBS '사랑의 온도'는 서현진과 양세종의 연상연하 케미에 힘입어 월화극 1위를 달리고 있다. KBS2는 '란제리 소녀시대'를 종영하고 '마녀의 법정'을 내보낸다. '마녀의 법정'은 정려원을 주연으로 내세운 작품. 한예슬은 절친과 시청률 경쟁을 해야 하는 얄궂은 상황에 놓였다.

한예슬은 "4회 연속해서 볼 수 있으니 더 몰입하실 수 있을 것 같다. 전화위복이 될 것 같다"며 "정려원과는 굉장히 오래된 친구다. 그런데 같은 시간대 드라마를 하게 돼 놀라기도 하고 신기했다. 재미난 경험이 될 것 같다. 둘이 '우리 같이 드라마 끝내고 여행가자. 대신 시청률 많이 나오는 쪽이 여행 경비를 쏘자'고 했다. 우리 관계를 감사하게 생각한다. 서로 응원하고 있다. 우리도 려원이 드라마도 잘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한예슬 표 로코와 워맨스로 중무장한 '20세기 소년소녀'는 과연 서현진의 '사랑의 온도'가 지키고 있는 월화극 왕좌를 탈환할 수 있을까. 작품은 '왕은 사랑한다' 후속으로 10월 9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