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배우 장미관이 시청자들의 마음 속 깊이 각인됐다.
KBS 2TV 수목드라마 '맨홀 - 이상한 나라의 필'에서 선과 악을 오가는 박재현으로 완벽 분해 극을 스릴 넘치게 만든 장미관이 끝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등장만으로도 장르를 바꾸고 긴장감을 증폭시키는 등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
훈훈한 동네 약사로 등장해 스윗남의 탄생을 알린 박재현(장미관 분)은 극이 진행되면서 점차 어두운 이면을 드러내기 시작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비주얼, 성격, 능력, 사랑꾼의 면모까지 무엇 하나 빠지지 않았던 그는 사실 묻지마 폭행사건의 범인이었으며 폭행전과와 정신과 병력까지 있었던 것.
봉필(김재중 분)의 타임슬립으로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상상을 뛰어넘는 박재현의 실체가 밝혀져 안방극장에 충격을 안겼다. 자신이 사랑하는 강수진(유이 분)과 주변 인물들에게 철저히 가면을 쓰고 두 얼굴로 행동하는 그는 순간적인 미세 감정변화도 디테일하게 표현, 몰입감을 높였다.
박재현은 마지막까지 사이코틱했다. 2018년의 미래에서 박재현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무자비하게 사건 사고를 일으켜 온 자신의 모습을 알게 된 강수진이 봉필과 함께 도망가는 것을 발견하고 눈빛부터 살벌하게 돌변했다. 박재현은 각목으로 봉필이 아닌 강수진을 가격해 잠시 당황했지만 봉필과의 혈투에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그를 칼로 찌르기까지 해 보는 이들을 경악케 한 것.
결국 경찰에 체포되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박재현의 미래를 알게 된 강수진은 현재로 돌아와 결혼식장을 박차고 나갔고 이를 알 리가 없는 그는 씁쓸한 이별을 맞았다. 또한 정신과에서 치료를 받는 그를 옛 연인 박영주(박아인 분)가 찾아온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장미관은 '맨홀'에서 박재현 캐릭터를 리얼하게 그려내며 매회 호연을 펼쳤다. 섬세한 표정과 행동, 목소리 톤과 말투까지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한 그는 독보적인 존재감을 발산하며 극에 흥미를 더했다.
또 하나의 필모그래피를 완성하며 대중에게 한 발 더 다가간 장미관은 꾸준한 연기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연기변신을 시도하며 배우로서 더욱 입지를 넓혀갈 그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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