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이' 매치다.
10월 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2017년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32라운드서 만나는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는 최근 단단히 조급해졌다.
수원은 최근 3경기 무승(2무1패), 전북은 2경기 무승(1무1패)이다. 수원은 승점 51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이 걸린 3위(울산·승점 57) 자리를 따라잡기 버겁게 됐다.
전북은 1위(승점 61)를 지키고 있지만 주춤하는 사이 무섭게 치고 올라온 제주(승점 58)에 쫓겨 1위 수성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지난 31라운드에서 VAR(비디오판독시스템) 홍역을 겪었다. 수원은 인천전에서 경기 막판 VAR 덕분에 페널티킥 허용을 모면하는 듯했지만 종료 직전 극장골로 다잡은 승리를 무승부로 마감했다. 전북은 대구와의 경기에서 VAR로 인해 대구의 2골이 무효 처리돼 간신히 패배를 면했다.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한풀이를 위한 '동상이몽'으로 다시 만난 상위팀 간의 빅뱅이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수원 "전북전 징크스 더이상 싫다"
수원은 전북에 맺힌 한이 깊다. 2015년 시즌 최종전(2대1) 승리 이후 2016년 시즌 1무2패, 올시즌 지금까지 2연패로 전북 앞에서 힘을 쓰지 못했다. 전북과의 악연도 그렇지만 상위권 경쟁 구도에서 이번에도 또 멀어지면 상위 스플릿에 들어가도 ACL 출전권 획득을 장담하기 힘들다. 물론 FA컵 2연패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작년 리그 운영에서 실패했던 터라 리그에서의 명예회복이 화급하다. 수원은 조나탄이 발목 부상으로 장기 이탈한 이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전남과의 28라운드에서 3대0 대승을 하며 조나탄 공백을 털어내는가 했지만 이후 이렇다 할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뒷문이 극심하게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주전 스리백 자원 가운데 구자룡, 매튜만 남아 있다. 양상민은 부상으로 빠진 지 오래됐고 곽광선은 30라운드 제주전 즉시 퇴장으로 이번 전북전까지 기용할 수 없다. 곽광선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31라운드 인천전에서 미드필더 이종성을 센터백으로 내려 급한 불을 끄려고 했지만 이종성 역시 경고 1장을 추가하면서 경고 3회 누적으로 출전 불가다. 수비형 미드필더 최성근도 이종성과 같은 처지가 됐다. 설상가상이다. 최전방과 최후방이 무너진 이런 상황이면 승률은 희박하다고 보는 게 맞다. 하지만 솟아날 구멍을 기대한다. 병역의무를 마치고 제대 복귀한 수비자원 조성진 김은선이다. 경찰팀 아산 무궁화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고 나온 조성진 김은선은 수원의 붕괴된 스리백을 메울 수 있는 즉시 전력감이다. 지난 여름 전력보강을 하지 못한 서정원 수원 감독이 가장 기다려온 수비자원들이기도 하다. 이번 전북전만 넘기면 조나탄의 복귀가 임박하고 3위 탈환 희망도 이어갈 수 있다. 수원이 "베스트 전력은 아니지만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다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전북, "수원전은 올시즌 결승전"
전북은 8월 중순 이후 광주, 강원, 포항전 3경기에서 모두 3골 이상을 넣으며 3연승으로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승점차를 벌릴 것으로 기대했던 20일 상주-24일 대구와의 홈 2연전에서 의외로 고전했다. 1무1패, 승점 1점에 그쳤다. 남은 32라운드 수원-33라운드 제주전 2경기는 모두 원정이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겨야 할 경기를 못 이겼다. 수원, 제주전은 올시즌 결승전과 다름없다.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표했다. 2위 제주(승점 58)와 승점 3점차로 쫓기는 상황, 전북(승점 61)은 결연하다. 33라운드 제주 원정을 앞두고 승점 확보가 절실하다. 11경기 무패(8승3무)인 제주는 32라운드에서 '한수 아래' 광주와 홈에서 붙는다. 최 감독은 "수원전이 잘못되면 제주전까지 문제가 될 수 있다. 우승을 위해 놓쳐서는 안될 경기"라는 말로 수원전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수원의 스리백을 뚫어낼 위력적인 '닥공' 해법, 변칙 전술을 고민중이다. 에두, 이동국, 김신욱을 놓고 저울질한다. 이승기, 이재성, 한교원, 로페즈의 2선은 날카롭다. 특히 강원전 해트트릭에 이어 상주전 동점골을 터뜨린 이승기의 발끝이 매섭다. 시즌 후반기, 전북의 고민은 수비다. 최근 10경기, '클린시트'는 단 2경기뿐이다. 풀백 김진수, 이 용이 부상 중인 상황에서 최철순, 박원재가 분투하고 있다. 제대 후 가세한 이재명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중앙수비 조합도 변화가 있다. 베테랑 이재성이 경고누적으로 결장한다. 상주전 퇴장으로 한경기를 쉰 김민재가 가벼운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올해 전북은 수원을 상대로 2승, 모두 2대0으로 완승했다. 최 감독은 "원정이지만 전북은 소극적인 경기를 하지 않는다.수비 밸런스가 깨지는 부분, 순간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분도 반드시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