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야구 진출과 관계 없이 마무리가 중요하다.
LG 트윈스는 벼랑 끝에 몰려있다. 28일 kt 위즈전에서 패하거나 자신들이 지지 않아도 29일 SK 와이번스가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이기면,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다. 확률상, 분위기상 가을야구 진출은 매우 희박한 상황이다. 코칭스태프든, 선수들이든 이런 상황에서 동력을 얻기는 힘들다.
이틀전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그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지난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이호준에게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맞아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며 어려운 현실을 맞이하자, KIA전에서 매우 무기력한 플레이들이 연달아 나왔다. 그렇다고 이대로 무기력하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는 없다. 프로팀으로써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마지막 최소한의 목표를 세우고 개막전을 맞이하듯 집중해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
LG는 현재 67승3무69패다. 이제 남은 경기는 kt전 포함 5경기다. 5경기를 잘 치르면 시즌을 5할 이상의 승률로 마칠 수 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5할 승률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할 수도 있지만, 예년에는 5할 승률로도 가을야구를 하는 팀이 나왔고, 어느정도 안정적인 전력을 갖춘 팀이라는 상징으로 여겨질 수 있다.
LG는 작년에도 71승2무71패, 정확히 5할의 승률로 정규 시즌 4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었다. 그리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거쳐,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가는 힘을 발휘했다. 비록 올해는 지난해와 달라진 순위 싸움 양상과 하위권 팀들의 고춧가루 부대 활약으로 5할 승률로는 5강 문턱에 진입하기 쉽지 않지만, 적어도 LG가 지난해와 비교했을때 크게 뒤처지지 않은 채로 시즌을 마무리한다는 의미가 분명히 있다.
다만 LG의 시즌 마무리가 아쉬운 이유가 딱 두가지 있다. 팀 평균자책점 1위팀이 가을 야구에 진출하기 힘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아쉬움이 더욱 극대화되는 것은 시즌 초반 1위를 달리는 등 너무 큰 기대감을 심어줬기 때문이다. 만약 LG가 시즌 초반 하위권에 머물러있다가 작년처럼 치고 올라와 현재 5위 싸움을 하고 있다면 팬들의 실망감이 이렇게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
냉정히 말해서 LG가 가을 야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팀 전력은 아니다. 지금 팀 성적을 고려했을 때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것은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난해 성적과 비교해도 그렇다. 그래서 마무리가 중요하다. 가을 야구 진출도 중요하지만 지난해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진 모습을 보인다면, LG팬들의 실망감이 조금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