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도전을 향한 차우찬의 집념, LG 트윈스의 생명을 연장시켰다.
LG는 28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15대6으로 승리, 참사를 막았다. LG는 이날 경기 패했다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을 뻔 했다.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고, SK 와이번스가 3경기를 모두 져야 5위에 오를 수 있어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그래도 호흡기를 떼지 않고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는 데 의미가 큰 승리였다.
이날 경기는 LG 팀에도 중요했지만 선발 차우찬에게도 매우 중요한 경기였다. 시즌 마지막 등판이 될 수 있는 경기였다. 일정상 4일을 쉬고 내달 3일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최종전 선발 등판도 가능하지만, 그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고 한다면 이 경기가 10승 도전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 전 차우찬의 승수는 9승이었다. 지난달 3일 롯데전 승리 후 거의 두 달 가까이 승리를 따지 못하다 지난 2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9승을 기록, 이날 10승 도전을 할 수 있었다.
차우찬은 올시즌을 앞두고 95억원이라는 거액을 받고 LG와 FA 계약을 맺었었다. 그만큼 기대가 컸다. 그래서 10승이라는 타이틀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거액을 받은 선수가 9승에 그치는 것과 10승 투수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차이가 크다.
차우찬의 10승은 다른 투수들의 15승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위에서 언급했던 대로 차우찬은 8월 초부터 긴 기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그 사이 7경기에서 2패만 기록했는데, 그 중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4차례나 기록했다. 올시즌 계속해서 6~7이닝 3~4실점 정도로 막는 꾸준한 투구를 했는데, 유독 차우찬이 던지는 날 타자들이 터지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3.32로 3위를 달렸다. 2위인 두산 베어스 장원준의 평균자책점이 3.22인데, 그는 이미 13승을 따냈다. 평균자책점 4위 KIA 타이거즈 좌완 양현종은 3.55의 평균자책점으로도 이미 19승을 기록했다.
차우찬은 이날 컨디션이 그렇게 좋아보이지 않았다. 1회말 선두타자 정 현에게 홈런을 허용했고, 총 6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직구 최고구속이 143km에 그쳤고, 제구도 완벽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버틸 때까지 버텨줬다. 차우찬의 호투 속에 LG는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모처럼 만에 타자들이 차우찬을 도왔다.
LG는 10승을 넘어 차우찬의 11승을 고대할 것이다. 자신들이 3일 롯데전 전까지 3경기를 다 이기고, 만약 SK가 2패를 기록한다면 3일 롯데전에 차우찬이 나서 승리 도전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LG가 그리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