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에서 순위 한 계단은 천지차이다. 1위=한국시리즈 직행, 2위=플레이오프 직행, 3위=준플레이오프 직행, 4위=와일드 카드 결정전 1승, 5위=가을야구 막차.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주 5위 확보, 4위 확보로 단계를 밟았다. 25일 현재 4위 NC 다이노스에 0.5게임차 앞선 3위다.
롯데는 3게임, NC는 4게임이 남았다. 롯데가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고, NC가 4경기를 모두 이기면 두 팀은 나란히 80승2무62패를 기록하게 된다. 이 경우 롯데가 3위다. 올시즌 롯데는 NC와의 상대전적에서 9승7패로 앞섰다.
롯데는 한화 이글스, SK 와이번스, LG 트윈스와 1경기씩을 남겨두고 있다. NC는 삼성 라이온즈, 넥센 히어로즈(2경기), 한화 이글스와 경기가 남겨두고 있다.
롯데의 3위와 4위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1998년부터 20년 동안 롯데 경기를 한번도 빠짐없이 중계한 이성득 KNN 해설위원은 그 차이를 이렇게 설명했다. "3위는 한국시리즈 우승까지도 넘볼 수 있다."
이 위원은 "롯데 자이언츠가 올시즌 후반기 보여주는 모습은 지난 20년을 통틀어 최고라고 생각한다. 마운드, 방망이는 제쳐두고라도 수비가 지금처럼 좋았던 적이 없었다. 야구를 깔끔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면 투수 운용이 완전히 달라진다. 제대로 된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4위로 가을야구에 진출해 5위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준플레이오프 진출전)을 치르게 되면 1선발과 2선발을 전진 배치해야 한다. 롯데의 경우 외국인 원투 펀치인 조쉬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가 먼저 출격하게 된다.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고 해도 최악의 경우 3선발(박세웅)부터 나서야 한다. 4선발(송승준) 준비는 필수다. 선수단 전체 체력부담도 커진다.
역대로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우승을 달성한 팀은 롯데(1992년)와 두산 베어스(2001년, 2015년) 두 팀이 전부다. 세 차례 모두 4위가 아닌 3위였다. 1992년과 2001년 준플레이오프가 3전2선승제였고, 두팀은 나란히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올라갔다. 2015년 두산은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3승1패로 따돌리며 플레이오프 진출, 한국시리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정규시즌 4위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전례가 없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으로 그 가능성은 더 희박해졌다.
롯데는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25년간 한국시리즈 우승이 없다. 9구단 NC, 10구단 kt위즈를 포함해 전구단을 통틀어 가장 긴 세월 우승을 하지 못한 팀으로 남아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