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공동 선두.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마지막 선두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일어나기 힘들 것 같던 기적이 일어났다. 두산이 KIA를 따라잡았다. 최근 분위기로만 보면 상승세의 두산의 역전 우승도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KIA도 저력이 있다.
두산이 2경기를 더 했다. KIA가 6경기, 두산이 4경기를 남겨놨다. 1승이 정말 간절한 순간, 마지막 1위 싸움 변수들이 존재한다. 중요 포인트를 체크해봤다.
▶두 팀 운명 쥔 kt, 한화 고춧가루
남은 경기 어떤 팀들과 상대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캐스팅보트가 된 팀은 최하위 kt 위즈다. 후반기 뿌리는 고춧가루 폭탄이 무섭다. 이미 LG 트윈스가 kt에 혼이 나며 5위에서 멀어지고 있다.
먼저 23, 24일 양일간 kt는 KIA-두산과 나란히 1경기씩을 했다. 두 경기 모두 kt가 져 양팀에 큰 영향은 없었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kt는 27일 두산과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건 30일부터 3일간 열리는 KIA와 kt의 수원 3연전이다. 이 3연전 결과가 우승팀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만약 KIA가 이 3연전에서 2패 이상을 한다면 치명타다.
또 다른 고춧가루 부대 한화 이글스도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한화는 24일 KIA의 발목을 잡았다. 이걸로 끝이 아니다. 28, 29일 양일간 KIA와 2연전을 치른다. 김태균이 합류한 한화는 만만치 않다. KIA 뿐 아니라 두산과도 내달 1일 마지막 경기를 갖는다.
▶일정과 대진운은 두산편
상황이 이렇게 돼버리니, 오히려 경기수가 적은 두산이 유리해 보인다.
두산은 27일 kt전을 시작으로 하루 걸러 4경기를 치른다. 쉬는 기간이 충분해 좋은 선발 투수들을 집중 투입할 수 있다. 후반기 유희관의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은 가운데, 더스틴 니퍼트-장원준-마이클 보우덴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 반면, KIA는 계속되는 연전에 4~5 선발 요원들도 투입을 해야한다. 또, 매 경기 결승전 분위기에 선수들의 체력과 집중력도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야수들의 체력 저하로 무뎌진 방망이가 KIA 부진의 원인이다.
두산은 10월3일 최종전을 의외로 쉽게 치를 수도 있다. 상대가 SK 와이번스인데, 만약 SK가 5위를 확정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준비한다면 팀 핵심 선발 요원들이 이 경기에 나설 수 없다. 다른 선발이 나온다고 승리가 보장되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다음을 바라보는 상대는 경기 집중력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 1승을 상대적으로 쉽게 벌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뢰도 있다. 29일 잠실 라이벌 LG 트윈스전이다. 특히, 이날은 양팀의 시즌 최종전이다. LG는 처한 상황과 관계 없이 두산에게는 어떻게든 이기려 할 것이다. LG가 26일 KIA와의 최종전에서 지고, 두산을 이긴다면 이 또한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