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는 최근 5시간에 육박하는 경기를 3차례나 했다.
아직 치열한 순위 싸움 중인 NC는 2위 두산 베어스와 다소 멀어졌지만, 4위 롯데 자이언츠의 맹렬한 추격 때문에 3위 방어에 나섰다. 다행히 지난 12일부터 17일까지 창원 마산구장 홈 6연전이 예고돼있어 일정상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매 경기 쉽지 않았다. 소요 시간 5시간에 육박하는 경기를 3번이나 치렀다. 지난 12일 두산전에서 13대14로 졌는데, 정규 9이닝을 소화하며 4시간 50분이 흘렀다. 지난 14일에는 삼성 라이온즈와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1대11 무승부를 기록했고, 4시간52분이 필요했다.
지난 16일에도 비슷했다. 넥센 히어로즈와 연장 10회 난타전을 펼친 NC는 15대14로 승리를 거뒀고, 이 경기 역시 5시간 1분이 소요됐다.
약한 NC 마운드의 현실을 분명히 보여주는 부분이다. NC는 최근 에릭 해커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매 경기 '불펜 버티기'를 하고 있다. 선발이 이겨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선발로 나선 이재학이 4이닝 6실점(5자책), 13일 선발 장현식은 2⅔이닝 9실점, 14일 최금강 4⅓이닝 5실점에 이어 지난 15일 제프 맨쉽까지 4이닝 9실점으로 무너졌다. 또 16일 선발 구창모도 4이닝 6실점(2자책)으로 아쉬움만 가득 남기고 물러났다. 유리한 홈 연전을 치르면서도 매 경기 선발이 무너지는 바람에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국내 선발 투수들이 헤매는 와중, 맨쉽까지 시즌 최악의 투구를 하고 물러나면서 불펜 부담감이 배로 늘어났다.
5시간에 육박했던 3경기를 하면서 NC는 각각 6명, 7명, 8명의 투수를 소진했다. 3경기의 최종 결과가 1승1무1패로 본전에 불과했고, 투수 출혈은 너무나 컸다.
NC의 올 시즌 경기당 평균 소요 시간은 3시간 21분(정규 이닝 기준)으로 1위 삼성(3시간 23분)-두산(3시간 22분)에 이어 롯데와 함께 공동 3위에 해당한다. 크게 뒤처질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마운드가 총체적 난국에 빠지면서 경기 시간이 크게 늘어난 것은 걱정해야 할 부분이다.
늘어지는 경기 시간은 결국 선수들 스스로에게 독으로 작용한다. NC 김경문 감독도 늘 '스피드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김 감독은 지난 12일 두산과의 5시간 혈투가 끝난 후 "경기 끝나고 집에 들어갔더니 밤 12시"라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이어 "투수들이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하면 인터벌이 길어지고, 경기 시간이 늘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경기가 길면 선수들에게 손해다. 다음날에도 또 경기를 해야하는데 몸이 무겁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바람과는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NC는 17일 넥센전이 끝난 후 이제 징검다리 휴식에 들어간다. 잔여 경기가 7경기 뿐이라 1승, 1패가 무척 무겁게 다가온다. NC는 과연 몇 위로 시즌을 마칠 수 있을까. 무너진 마운드가 걱정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