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38·전북 현대)이 K리그 전인미답의 70-70클럽의 대역사를 썼다. 포항을 상대로 2골1도움을 기록하며, 198호골과 함께 70도움 고지에 올랐다.
'70-70클럽' 대기록에 도전하는 '라이언킹' 이동국이 포항전 선발로 나섰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17일 오후 6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지는 K리그 클래식 29라운드 포항-전북전에서 이동국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동국이 원톱에, 한교원 이승기 이재성 정혁이 2선에 포진했다. 캡틴 신형민이 중원을 조율하고 박원재 조성환 김민재 최철순이 포백라인에 섰다.
이동국은 196골-69도움으로, K리그 전인미답 70-70클럽 대기록 도전에 '도움 하나'만을 남겨둔 상황. 포항 유스 출신의 이동국은 전통적으로 자신의 고향 포항 원정에서 강했다. 지난 6월 28일 포항 첫 원정에서도 이동국은 멀티골을 쏘아올렸다. 무려 54일만의 선발출전에서 전반 5분, 전반 23분 골맛을 보며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설아, 수아, 대박이' 낙서 축구화를 신고 포항 그라운드를 누볐다. 194-195호골을 한꺼번에 쏘아올렸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팀 목표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목표도 중요하다. 개인기록이 우선은 아니지만 에두, 이동국의 컨디션이 좋다. 동국이가 포항에서 좋은 기억이 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이동국은 최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불과 41초만에 이동국의 선제골이 터졌다. 휘슬 직후 포항이 수비라인을 채 갖추지 못한 상황, 한교원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이동국이 문전에서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시즌 5호골, 통산 197호골을 기록했다. 전반 14분 이재성의 두번째골도 시작점은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이 상대 수비의 패스미스를 놓치지 않고 전방으로 투입한 크로스를 정혁이 뚫어내며 박스안에 진입했다. 이승기가 넘어지면서 필사적인 패스를 밀어줬다. 이재성이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9분 또다시 전북에 찬스가 찾아왔다. 성큼성큼 전방으로 치고들어온 신형민의 킬패스를 이어받은 한교원의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측면의 이재성이 쇄도하며 이동국을 향해 도움을 건넸다. 이동국이 원샷원킬의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또다시 멀티골을 터뜨리며 스틸야드를 뒤흔들었다. 197-198호골을 한꺼번에 넣었다. 올시즌 6골 중 4골이 '고향' 포항 골문을 향했다. 전반 41분 프리킥 상황, 키커는 이동국이었다. 날카로운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맞췄다. 해트트릭도 가능할 법한, 날선 골 감각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두골을 넣고도 이동국은 만족하지 않았다. 후반 18분 문전으로 쇄도하는 이재성에게 전진패스를 건네며 70호 도움을 완성했다. 이동국이 70-70 역사를 쓴 후반 19분 최 감독은 이동국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에두를 투입했다. 그라운드는 "이동국!"함성으로 물결쳤다.
대한민국 대표 골잡이인 이동국은 19세 되던 1998년 포항에서 데뷔했다. 선배 황선홍과 동고동락하며 대선수의 꿈을 키웠다. 1998~2002시즌, 2005~2006시즌 등 7시즌간 포항에서 통산 123경기 47골 16도움을 기록했다. 2009년~2012시즌 K리그 전북에서 131경기 77골 24도움, 스플릿 시스템 도입 후 K리그 클래식 전북에서 141경기 55골 16도움을 기록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의 전폭적인 믿음속에 이동국은 대기록의 절반 이상을 전북에서 달성했다. 2009년 이후 매시즌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했고, 도움도 꾸준히 기록했다.
2010년 7월 17일 대전전에서 K리그 25번째로 30-30클럽에 가입한 이동국은 2011년 7월 3일 서울을 상대로 리그 12번째 40-40클럽에 가입했고, 2012년 5월26일 수원전에서 리그 5번째 50-50 고지에 올랐다. 2014년 7월 20일 상주전에서1골 2도움을 기록하며 신태용(성남 일화)-에닝요(전북 현대)에 이어 K리그 3번째 60-60클럽에 가입한 이동국은 3년2개월만인 이날 K리그의 그 어떤 위대한 선수도 밟지 못한, 전인미답의 70-70 고지를 점령했다. 마침내 198골-70도움의 위대한 기록을 세웠다. K리그 200호골 대기록에도 단 2골만을 남겨뒀다.
포항=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