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남궁민이 신기록 달성에 성공했다.
남궁민은 SBS 월화극 '조작'으로 또 한번 흥행에 성공했다. '조작'은 사회 부조리를 파헤치는 기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작품은 월화극 중 유일하게 시청률 두자릿수를 기록하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로써 남궁민은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 '미녀 공심이' KBS2 '김과장'에 이어 4연속 홈런을 날리는데 성공했다. 남궁민처럼 공백기 없이 꾸준히 작품을 하면서 출연작을 연달아 히트시킨 경우는 없었다. 영화나 예능 프로그램 출연 없이 드라마 출연으로만 이 정도의 입지를 다진 배우도 없었다. 무엇보다 의미 깊은 건 2년 동안 네 작품에 출연하면서도 매번 캐릭터 변신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리멤버-아들의 전쟁'에서는 소름 돋는 사이코패스 남규만으로 신개념 악역을 창조했고, 이어진 '미녀 공심이'에서는 안단태 역을 맡아 달달한 멜로 감성을 보여줬다. '김과장'에서는 배꼽잡는 요절복통 김성룡 캐릭터로 코믹 연기의 끝판왕에 등극했다. 그리고 이번 '조작'에서는 전무후무 기레기 한무영으로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한무영은 형의 죽음과 관련한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스스로 기레기가 된 인물이다. 대한민국 기레기로서 한무영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은 꽤 소란스럽고 상식을 뛰어넘는 기발함과 엽기성이 두드러졌다. 그 대표적인 예가 보신탕 퍼포먼스다. 한무영은 보신탕 뇌물 검사를 폭로했지만 검사는 사건을 조작하려 했다. 이에 한무영은 검찰청 앞에서 망나니 춤을 추며 보신탕 퍼포먼스를 펼쳐 해당 검사를 파면시켰다. 이러한 코미디성이 강한 캐릭터 때문에 초반에는 김성룡 캐릭터와 한무영 캐릭터가 겹친다는 지적이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배우로서 연기에 대한 지적이 나오면 주눅들수도 있는 문제이지만, 남궁민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한무영의 변화를 지켜봐달라"고 당부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
형이 구태원(문성근)과 연관되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한무영의 성격은 180도 변했다.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걷어내고 구태원을 주축으로 한 악의 무리와 싸우고자 고군분투했다. 예상치 못한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는 담력과 순발력으로 사건의 진실에 조금씩 다가가는 한무영에게서는 진정성이 느껴졌다. 때로는 능글맞은 임기응변으로 상황에 대처하고, 때로는 날카롭게 사건의 본질을 꿰뚫는 한무영의 반전 매력 또한 제대로 빛을 발했다. 다른 배우들과의 케미도 좋았다. 이석민 역의 유준상과는 끈끈한 브로맨스를, 권소라 역의 엄지원과는 알듯 말듯한 썸 앤 쌈으로 찰떡 호흡을 과시했다. 이러한 남궁민의 활약에 몰입도는 높아졌고 시청자들은 한 마음으로 한무영을 응원했다.
결국 캐릭터와 작품에 대한 남궁민의 진정성이 이번에도 시청자를 움직인 셈이다. '조작'은 12일 오후 10시 마지막회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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