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대표하는 신들이 한자리에 모여 전투를 벌이는 게임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월 4일 밸브 PC 게임 플랫폼 스팀을 통해 얼리액세스(미리해보기)로 출시된 '신들의 전투(파이트 오브 가즈, FIGHT of GODS)'는 게임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등장하는 캐릭터가 모두 신 혹은 신적인 인물이며, 이들이 평행 우주에 모두 소환돼 전투를 벌인다는 다소 황당한 설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신들의 전투'에는 예수, 제우스, 부처, 오딘, 관우, 아테나, 시프, 모세, 아누비스, 아마테라스 등 전 세계 각 지역을 대표하는 신 혹은 신적인 인물이 캐릭터로 등장한다. 등장 캐릭터는 모두 동일한 조작으로 발동하는 기술 3개와 필살기 1개, 특수 공격 1개, 던지기, 신적 능력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캐릭터마다 연계기가 따로 존재해 캐릭터 성을 부각했다.
또한, 등장 캐릭터들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이미지대로 기술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번개를 주관하는 그리스 신 제우스는 주 기술로 번개를 사용하고, 삼국지 영웅으로 신적인 인물로 추앙받는 관우는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며, 십계명을 받은 모세는 이를 사용해 바다를 가르는 필살기를 선보인다.
이 밖에도 캐릭터별로 에덴동산, 올림포스산, 극락, 피라미드 등 스테이지 배경과 이에 맞는 배경음악이 따로 존재한다. 여기에 캐릭터에 어울리면서 서로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스킨이 총 6가지 존재해 게임 진행 상황에 따라 자연스레 해제된다.
'신들의 전투'에 존재하는 게임 모드로는 '아케이드', '대전', '연습' 등이 있다.
'아케이드'는 등장인물 모두가 평행 우주로 소환되었다는 배경 설정을 그대로 따르며 다른 캐릭터 9명과 대결하는 모드다. 매우 쉬움, 쉬움, 보통, 어려움, 몹시 어려움 등 5가지가 존재하며 모든 캐릭터와 대결이 끝난 이후에는 자기 자신을 꼭 닮은 클론, 스킨이 다른 자기 캐릭터와 전투를 벌이고 마지막에는 모든 사건을 배후에서 조종한 보스와 전투를 벌여 승리하면 끝난다.
'대전'은 한 자리에서 유저 2명이 서로 대결을 펼칠 수 있으며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온라인 대전이 지원될 예정이다. '연습'에서는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해 기술이나 연계기 등을 점검해볼 수 있다. 또한, 따로 존재하는 메뉴인 '전기'에서는 캐릭터 10명이 어떤 배경을 가진 신 혹은 신적 인물인지에 대해 소개하고, 게임 내에서 어떤 기술을 사용하는지 설명되어 있다.
이 밖에도 한 번도 안 맞고 승리하는 '퍼펙트' 다섯 번 기록하기, 캐릭터별 모든 스킨 해제하기, 대전 모드 50번 끝내기 등 총 31가지 도전과제가 준비되어 있다.
개발사인 디지털 크래프터(Digital Crafter)는 '신들의 전투' 시작 화면에서 "본 작품은 전 세계 각지에 존재하는 다양한 문화와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했다"며 "개발진은 누구든 불쾌하게 하려는 목적은 없으며 깊은 존경심을 가지고 개발에 임했다"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독특한 콘셉트를 가진 '신들의 전투'는 출시되자마자 화제가 됐다. 게임을 구매한 유저 87%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스팀 유저 평점은 '매우 긍정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월 8일 이슬람 국가인 말레이시아 정부는 "'신들의 전투'가 서로 다른 민족과 종교 사이에서 화합과 평화를 추구하는 말레이시아 연방 목표에 어긋난다"며 "이 목표에 어울리지 않는 모든 행위는 타협 대상이 아니다"라고 전한 뒤 스팀 상점 접속을 차단했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에서는 스팀을 통해 이미 산 게임 외에는 즐길 수 없었으나 같은 날 밤 밸브 측에서 '신들의 전투'에 말레이시아 지역 제한을 걸면서 스팀 상점 접속 차단도 함께 해제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들의 전투'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독특한 콘셉트를 무기로 조금씩 인기를 키워나가고 있다"며 "앞으로 이어지는 얼리액세스 기간 동안 캐릭터 2종 추가와 온라인 대전 등 콘텐츠를 보강하기로 했지만, 말레이시아와 마찬가지로 게임 자체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