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우승에 한발짝 다가서고 있다. 그런데 분위기는 영 좋지 못하다.
우승을 목전에 두고서 불안한 면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8월 중순 난데없이 6연패에 빠지며 위기감이 생겼고, 바짝 추격하던 두산 베어스에 2연승하는 등 5연승을 거둬 위기에서 탈출하는 듯했다가 다시 4연패에 빠지며 들쭉날쭉한 모습을 보였다. 시원하게 승리하는 경우보다는 불안하게 경기를 하다가 극적으로 이기는 드라마를 쓰는 일이 더 잦다. 최근엔 5강에서 떨어진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를 만났는데 둘에게 1승1패씩을 나눠가졌다. 이길 때도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봐야했다.
여러 문제가 있다. 선발진이 예전만큼 견고하지 못한데다 불펜에 대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기에 믿었던 타선이 주춤하고 있다.
마운드가 빨리 안정이 된다면 좋겠지만 그리 쉽지는 않다. 승리 속에서 자신감을 찾아야 하는데 승리를 하면서도 오히려 마운드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경우가 있다.
일단 타자들이 해결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다. 타자들이 많은 점수를 뽑아 투수들이 편하게 던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지난 3일 넥센전서 7-1로 6점차 앞서다가 9회말에만 7점을 줘서 패하는 일도 있지만 이런 일은 희귀한 경우다. 5점 이상의 차이를 만들어 낸다면 투수들도 조금은 더 편한 마음으로 자신의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이다.
KIA 타선이 최근 주춤하고 있는데 집중력이 떨어지고 있는게 가장 큰 아쉬움이다. KIA는 11일 현재 팀타율 3할3리로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더 좋은 것은 득점권 타율. 3할2푼4리로 역시 전체 1위를 보인다. 찬스에서 몰아치면서 대량득점을 하는 KIA는 그래서 상대팀이 가장 무서워하는 타선이다.
그런데 9월 들어 확실히 떨어지는 모습이다. 9월 팀타율은 2할8푼9리로 6위로 내려가 있다. 그런데 득점권 타율은 더 낮다. 2할5푼에 불과하다. 전체 9위에 머물고 있다.
마운드가 불안하니 점수를 많이 뽑아야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작은 부상들을 달고 시즌을 치르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에 타격감도 떨어지고 집중력도 낮아졌을 수도 있다.
단기전인 한국시리즈는 최정예 멤버만 출전을 하게 되니 지금과 같은 불안감을 없앨 수 있다.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정규리그 우승을 했다는 성취감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높여주는 계기가 된다. 이제 KIA는 17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다. 우승을 확정짓는다면 주전들을 쉬게해 줄 수 있으니 빨리 우승을 확정하는 것이 KIA에겐 남은 시즌과 한국시리즈 대비를 위해서도 좋다.
마운드도 물론 힘을 내며 지켜줘야 하지만 KIA로선 확실한 강점인 타선이 살아나야 한다. 타선이 많은 득점을 하면서 마운드도 안정이 되고, 안정된 마운드 속에 편안히 타격을 해서 점수를 뽑는 선순환 구조를 되찾는 것이 KIA로선 남은 시즌의 숙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KIA 월별 팀타율과 득점권 타율
월=팀타율=득점권 타율
3,4월=0.278(3위)=0.305(3위)
5월=0.288(5위)=0.299(2위)
6월=0.341(1위)=0.405(1위)
7월=0.316(1위)=0.324(1위)
8월=0.296(4위)=0.299(2위)
9월=0.289(6위)=0.250(9위)
전체=0.303(1위)=0.324(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