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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최악투' 헥터, KIA 원투펀치 균열 생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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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터 노에시가 올 시즌 최악의 투구를 하고 무너졌다. KIA 타이거즈가 자랑하는 최강 '원투펀치'가 흔들리고 있다.

헥터는 10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했다. 그동안 유독 삼성에 강했다. 지난해 삼성전 5번 등판해 평균자책점은 5.27로 높았지만 3승1패로 승운이 따랐고, 올해에는 이날 경기 전까지 4번 등판해 4승무패 평균자책점 1.67로 극강이었다. 삼성 타선이 부진한 탓도 있었지만, 그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상대였다.

그러나 시즌 최종전에서 삼성을 만난 헥터는 평소와 달랐다. 5⅓이닝 동안 무려 12개의 안타(3홈런)를 맞으며 9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올 시즌 헥터의 한 경기 최다 홈런 허용, 최다 실점 경기다.

수비가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KIA가 4-3으로 리드하는 상황에서 5회초에 유격수 최원준의 수비 실책이 겹치며 역전을 허용한 것이 뼈아팠지만, 무엇보다 헥터의 공이 평소보다 위력적이지 않았다. 1회초 선두타자 박해민에게 맞은 솔로 홈런을 비롯해 결정적인 상황에서만 홈런 3방을 허용했다. 모두 다 한가운데 높은 곳에 몰린 실투였다. 박해민 권정웅 구자욱까지 실투를 놓치지 않고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날 헥터가 패전 투수가 되면서 시즌 18승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2경기 연속 승리 쌓기 실패다. 뿐만 아니라 최근 '퐁당퐁당' 투구가 이어지고 있다. 헥터는 8월 이후 등판한 6경기에서 호투 이후 부진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6경기 중 4경기에서 5자책 이상을 기록했다.

헥터와 함께 리그 최강 '원투 펀치'로 불리는 양현종도 실점이 늘었다. 양현종은 지난 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18승 사냥에 성공했지만, 최근 4경기 중 3경기에서 3자책 이상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을 끌어내리지 못했다.

두 사람은 올해 동반 20승이라는 꿈의 기록에 도전 중이다. 만약 성공한다면 1985년 삼성 김시진-김일융에 이어 32년만에 동반 20승을 달성하게 된다. 또 헥터는 역대 4번째 외국인 투수 20승도 함께 노리고 있다. 그러나 최근 승수 쌓기가 주춤해 남은 기간 동안 기록 달성을 장담하지 못하게 됐다.

또 이들이 흔들리면 팀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KIA는 헥터-양현종이 마운드의 기둥이다. 팻 딘이 시즌초 구위를 되찾았고 임기영도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포스트시즌까지 내다봤을 때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는 결국 헥터와 양현종이다. 시즌 내내 누적된 피로가 '원투펀치'를 흔들고 있는 상황, 아직 우승을 확정짓지 못한 KIA는 초조하다.

광주=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