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톱타자 이명기가 빠진 공백이 막판 레이스에 영향을 끼칠까.
이명기는 지난 3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원정경기서 왼쪽 발목을 다쳤다. 7-1로 앞선 9회말 무사 1루서 5번 장영석의 좌측 2루타 때 펜스플레이를 하려고 공을 바라보며 뒷걸음질 치다가 왼쪽 발이 펜스 아랫부분에 부딪치며 발목이 꺾였다. 예전에도 펜스 플레이를 하다가 왼쪽 발목을 다쳤던 이명기는 이후 왼쪽 발목을 자주 다치는 편인데 이번엔 정도가 심했다.
4일 정밀 검진에서 왼쪽 발목 염좌 진단을 받았는데 확실한 치료와 재활을 위해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이명기의 부상은 KIA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불같은 방망이를 보이며 테이블세터로 무서운 존재감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명기는 8월 중순부터 주춤했지만 8월 말부터 다시 타격감이 살아났다. 지난 8월 27일 창원 NC전부터 3일 넥센전까지 7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7경기 동안 32타수 16안타로 타율이 5할이나 됐다. 9득점에 5타점도 더해 팀이 1위를 굳건히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명기를 대신할 톱타자를 찾아야 한다. 물론 KIA엔 잘치는 타자들이 많다. 시즌초반 1번타자를 했던 버나디나도 있고, 수위타자인 김선빈이 1번을 맡을 수도 있다. 주로 2번타자로 활약했던 김주찬도 있다.
김주찬은 아직 허벅지 부상이 완전히 낫지 않아 대타로만 출전하고 있고, 김선빈은 유격수로서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버나디나는 예상보다 장타력이 좋아 1번보다는 3번이 더 적합하다는 평가.
4번 최형우가 주축이 되는 중심타선이 좋기에 테이블세터의 출루는 KIA에겐 항상 득점의 기회가 된다.
불펜진의 불안감에 확실한 4,5선발이 없는 KIA로선 타격이 마운드의 불안을 해소해줘야 한다. 이명기의 부재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KIA 타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모른다.
5연승의 상승세로 1위를 굳혀가는 가운데 생각지도 못했던 9회말 6점차 역전패에 이명기의 부상까지 악재가 겹친 KIA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1위를 질주할 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