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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매각 어떻게 되나? SK-롯데 '동상이몽'으로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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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온라인쇼핑몰 11번가의 매각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와 롯데는 지난 4월부터 협상팀을 꾸리고 11번가 매각 협상을 벌여왔으나 지분 매각 방식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SK는 애초 '적자 덩어리'인 11번가를 신세계나 롯데에 완전히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최근 아마존의 무서운 성장세를 본 최태원 회장의 인식 변화로 경영권은 유지하되 지분 일부만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최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대형마트 월마트를 압도하는 상황을 보면서 11번가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영권 인수를 조건으로 SK와 협상을 벌여온 신세계와 롯데는 SK의 이런 태도 변화에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두 기업 모두 경영권을 넘겨받지 않는 단순 지분투자는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지난달 SK플래닛 측에 협상 결렬을 통보했고, 롯데는 아직 결론을 내리진 않았지만, SK 측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더 이상의 협상이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다.

오프라인 유통시장의 강자인 롯데와 신세계가 11번가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유통시장의 무게중심이 갈수록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째 성장률이 정체 상태인 오프라인 유통시장과 달리 온라인 쇼핑시장은 매년 20%씩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업체가 난립하면서 출혈경쟁이 심해 업계 1위인 이베이코리아를 뺀 나머지 업체는 모두 수천억원대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세계와 롯데는 각각 SSG닷컴과 롯데닷컴 등의 온라인쇼핑몰을 운영 중이지만 거래액이 이베이코리아의 6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양사 모두 11번가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이베이코리아에 버금가는 온라인 시장의 강자로 올라설 수 있다는 계산으로 협상에 나섰지만 지분투자만 받겠다는 SK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협상이 결렬될 위기에 처했다.

업계 관계자는 "SK가 극적으로 입장을 바꾸지 않는 이상 11번가 매각 협상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며 "SK와 롯데가 어떤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라고 전했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