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대책이 발표된 지 한달이 지난 가운데 서울 강남·강북권을 비롯해 신도시간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주인들의 개발 기대감과 함께 '풍선효과'를 기대하는 심리가 상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아파트의 경우 매매건수가 급감하면서 가격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8·2대책에 이어 9월 가계부채대책, 주거복지로드맵 등 추가 대책 발표가 임박하면서 매수·매도 관망세가 더욱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3일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8·2 대책 이후 한달 간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54% 하락했다.
이달 중 시공사 선정을 하는 서초구 반포 주공1단지도 대책 발표 직전 2억∼3억원씩 내린 '초급매'가 몇 건 팔린 이후 예외적으로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한 것들도 매물이 소화되지 않고 있다.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도 내년 하반기로 예상되는 착공 때까지 거래가 가능하지만 역시 매수세가 확 꺾였다.
반면 마포·용산·성동구 등 일명 '마용성' 지역은 대책 발표 후에도 호가가 한달 째 떨어지지 않고 있다. 대책 발표 전보다 매수세는 줄었지만 시세는 그대로다.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서울 강남권과 같은 규제를 받고 있지만 개발 재료가 있어 시세를 떠받치고 있는 분위기다.
용산구는 미군기지 이전과 용산공원 조성, 마포구와 성동구는 재개발과 전략정비구역 등 재개발 사업이 한창이다.
신도시 시장도 인기·비인기 지역 간 온도차가 있다.
이른바 '풍선효과'가 기대되는 분당 등 일부 수도권 신도시는 상대적으로 서울보다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분당의 아파트값은 0.74%, 판교는 0.64% 올랐다. 이는 서울은 물론 신도시 평균 상승률(0.34%)의 2배 수준이다.
다만 8·2 대책 영향으로 지난달 분당의 아파트값은 7월(1.19%)에 비해 오름폭이 다소 꺾였다. 7월에 0.59% 올랐던 일산의 경우도 지난달에는 0.22%로 상승폭이 줄었고 평촌도 0.64%에서 0.39%로 감소했다.
파주(0.02%), 중동(0.10%), 산본(0.20%) 등은 상승폭이 신도시 평균 이하로 상대적으로 안정세다. 입주물량이 늘고 있는 동탄신도시는 지난달 0.04% 하락해 5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있다.
부동산114 이미윤 책임연구원은 "8·2대책 이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매도·매수 모두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총부채 원리금 상환비율(DSR) 등이 담긴 가계부채관리종합대책을 발표하면 매수 심리가 위축돼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