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최강배달꾼' 고경표의 연기에 후진은 없다, 직진만 있을 뿐이다.
KBS 2TV 금토드라마 '최강 배달꾼'(극본 이정우/연출 전우성/제작 지담) 속 기차남은 '직진밖에 모르는 남자'다. 그의 직진에는 늘 타당한 이유가 있다. 후회 없을 만큼 확신에 찬 직진, 망설이지 않을 만큼 정의로운 직진, 슬픔을 잊고자 하는 직진 등. 꿈과 사랑, 자신의 사람들 앞에서 언제나 당당하고 자신감 있게 직진으로 밀어 붙이는 그는 바로 최강수(고경표 분)이다.
고경표가 연기하는 최강수는 슬픈 가정사를 잊고 자신의 꿈을 위해 직진하며 살아온 인물. 그런 그에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착한 오지랖. 최강수는 착한 오지랖으로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겪는 불의도 나서서 돕는다. 그야말로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드는 마성의 직진남인 것.
1일 방송된 '최강 배달꾼' 9회에서는 이 같은 최강수의 기차남 기질이 특히 빛났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만의 굴하지 않는 성격을 보여준 것. 이는 안방극장에 로맨스의 설렘과 짜릿한 리더십을 동시에 선사했다.
이날 방송에서 최강수와 배달부 일행들의 이중배달 사실이 발각됐다. 결국 최강수를 제외한 나머지 배달부들은 해고됐다. 각 배달부들의 사장이 분노했기 때문. 막막해진 상황 앞에 좌절해 있는 동료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현실을 자각하고, 그들을 일으킬 궁리를 한 사람은 최강수였다.
사랑도 마찬가지. 이단아(채수빈 분)은 곧 한국을 떠나야 한다는 생각에 최강수를 밀어내기만 했다. 하지만 최강수는 오직 당기는 데 집중했다. 이단아에게, 떠난 후의 걱정은 자신의 몫이니 떠나기 전까지라도 행복하자며 그녀를 향한 사랑을 돌직구로 표현한 것. 자신과 이단아의 마음이 같다는 것을 확인한 최강수에게 후진은 없었다.
이렇듯 고경표는 동료들을 이끌어나가는 리더, 사랑에 빠진 남자를 동시에 소화했다. 두 면모 모두 망설임 없는 직진남으로서의 최강수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담아냈다. 특히 배달을 말리는 정임(예수정 분)을 찾아가, 결코 배달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비장하게 선언한 장면에서 이 같은 고경표의 직진 연기가 돋보였다.
최강수는 "저 지금 화 많이 났어요. 이거 못 해내면 나부터 부술 거 같아요" 라며 단호한 어조로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며 얘기했다. 고경표는 그 짧은 순간 본인 자신에 대해 실망한 최강수의 답답함, 분노의 감정을 애잔한 눈빛으로 생생하게 담아냈다. 그러면서도 이단아 앞에서는 애써 웃음짓는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고경표는 유치하면서도 진지하고, 자상하면서도 단호한 최강수의 감정변화들을 리얼하게 표현했다. 만화 속 영웅 같은 캐릭터에 현실을 녹여내며,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고경표만의 최강수를 만들어낸 것이다.
9회 방송 말미 멋진 슈트 차림으로 180도 달라진 최강수와 배달부 일행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10회에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최강수. 그에게 어떤 사건이 펼쳐질 것인지, 고경표가 연기하는 리더 최강수는 또 어떤 모습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최강 배달꾼' 10회는 오늘(2일) 토요일 밤 11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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